김정은, 전승절 관련 행사서 중국 인민군에 두 차례 경의 표해

전문가 "당 창건 70주년 행사 중국 최고위층 방북 희망 시그널"

사진=SBS 자료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북한의 핵 실험과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중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중국을 향해 유화 메시지를 던져 북중관계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전승절을 하루 앞둔 26일 평양에서 열린 제4차 전국노병대회 축하연설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지원군에 대해 두 차례나 경의를 나타냈다.

김 1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조국의 자유독립과 평화를 위한 성전에 고귀한 생명을 바친 인민군 열사들과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 인민의 자유독립과 동방에서의 평화를 위하여 우리 인민군대와 한 전호에서 어깨 겯고(어깨동무하고) 피 흘려 싸우며 우리의 정의의 혁명전쟁을 도와준 중국 인민지원군 노병 동지들에게도 숭고한 경의를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의 주중 북한대사관 내 김정일 위원장 추도식 참석, 지난 3월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 시사 등 중국의 잇따른 구애에도 침묵하던 북한이 처음으로 반응을 보인 것이다. 특히 김 1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북중 접경지대인 지린(吉林)성을 방문, 북중 경협 확대 가능성을 열어놓은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북중관계 전문가는 "북한이 시진핑 주석의 9월 미국 방문에 앞서 외교적 수사를 선보인 것"이라면서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중국 고위인사의 북한 방문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추가적인 대북제재가 나오지 않고 쌍십절에 중국 고위층이 방북한다면 북한이 당분간 중국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김 1위원장의 이번 제스처가 중국의 화해 손짓에 대한 호응의 성격이 짙은 만큼 북중관계가 전면적인 회복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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