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강경파 반발로 민생법안 처리 약속 무산 지적에 싸늘
"아마추어적인 미숙한 판단… 야당 전체가 손해" 말까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당내 시선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국회법개정안 재의결 무산과 새누리당 단독 법안 처리에 반발해 야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택하자 당초 민생법안 처리를 공언한 이 원내대표는 완전히 스타일을 구기게 됐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가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된 것은 이미 이같은 상황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덜컥 합의 처리를 공언했다는 데 있다. 국회법개정안 재의결에 대한 여당의 표결 불참은 진작부터 예고됐다. 이 경우 야당의 반발은 불보듯 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 원내대표는 61개의 민생법안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겠다고 덜컥 합의해왔다. 때문에 예견된 여당의 시나리오에 적절히 대응하기는커녕 되레 야당 갈등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 원내대표의 아마추어적인 리더십 때문에 야당 전체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당장 당 내에서는 이 원내대표의 민생법안 처리 약속이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무산됐다는 지적이 못마땅하다는 분위기다. 국회법개정안 재의결 결과와 상관없이 61개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던 이 원내대표의 약속 자체가 문제였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이 원내대표가 애초에 민생법안 처리 협조의 전제로 새누리당의 정상적인 국회법 표결 참여를 내세웠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전제만 있었어도 본회의 안건 표결 불참과 법안 단독 처리로 인한 국회 파행은 여당의 책임이라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었는데, 이 원내대표가 이를 부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회 파행을 여당 책임으로 몰아갈 수 있는 상황을 오히려 야당 내 강경파에 의해 국회가 공전되고 있다는 식으로 인식되게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6일 국회법 재의결 실패 후 소집된 의원총회에서는 이석현 양승조 우원식 이목희 은수미 의원 등 강경파로 분류되는 의원들뿐 아니라 김성곤 김동철 주승용 의원 등 평소 온건파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본회의 참석 불가 입장을 보였다. 여당이 국회 의사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고 과반 의석을 내세워 사실상 법안 날치기를 강행한 상황에서 이대로 법안에 협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던 것이다. 때문에 이날 야당 의원들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이 원내대표가 강경파의 주장에 밀렸다기 보다는 본인의 미숙한 판단으로 인해 야당 내 분란을 야기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도 문제다.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새정치연합 입장에선 아무런 명분도 없이 의사일정을 정상화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강경 투쟁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도 거센 국민 비판이 부담이다. 이래저래 당 차원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한 당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국회 파행 원인을 제공한 새누리당에 일종의 면죄부를 안긴 셈이다”라면서 “원내대표로서 능력의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내대표로서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4선 의원으로서도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가뜩이나 추가경정안 등 대여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이 원내대표가 리더십을 잘 발휘할 수 있을지 불안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