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표대결은 공멸… 유승민 퇴로 열어줘야"

"너무 가혹해" 유승민 사퇴 권고 결의안 절충안 제시

김무성-원유철 결의안 작성…정치적 결단 촉구 형식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권고 결의안을 채택하는 의원총회를 8일 소집하기로 했다. 지도부가 결의안 채택 결정을 내린 데에는 유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물을 경우 친박-비박간 '표 대결'이 불가피해 당내 갈등이 회복불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7일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에서는 다수의 최고위원들이 의총을 열어 유 원내대표에 대한 신임 또는 불신임을 묻자는 표대결을 주장했다. 그러나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표 대결로 가면 너무 가혹하다”며 ‘결의안 채택’이라는 절충안을 제시했고 이를 최고위원들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정책위의장은 긴급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표 대결만은 절대 안 된다. 유 원내대표를 두 번 죽이는 일이기 때문이다”면서 “본인이 결단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유 원내대표는 당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상처를 최소화하는 퇴로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 대결은 공멸로 가는 길”이라며 “우리 당과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정치적) 결단을 내리게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 결의안 문구 작성은 김 대표와 자신이 맡았다고 밝혔다. 원 정책위의장은 결의안에는 “유 원내대표가 그동안 공을 많이 세웠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 개혁 과제도 열심히 했고 국무총리 (인준도) 많은 어려움 속에서 했다"면서 유 원내대표의 그동안의 성과와 노고를 치하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청 갈등 봉합에 대한 내용도 담긴다고 전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이어 "유 원내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이번 일이 앞으로 (유 원내대표가)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 시점에 대해서는 “시점은 유 원내대표가 결정해야할 일”이라고 했다.

한편 유 원내대표의 사퇴 권고 결의안이 의총서 결정되고 유 원내대표가 이를 수용할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를 이룬 원 정책위의장도 동반 사퇴하게 된다. 이와 관련 이날 긴급최고위 도중에 회의실을 나온 유 원내대표는 “내일 의총을 열기로 했으니, 저는 의총 결정에 따른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