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자진 사퇴 불가 입장에 30분간 독대 '당을 위한다' 명분 제시 관측
金 "유승민 동정 여론 달라질수도" 주변 인사에 전한 발언도 전해져
현재 청와대와 친박진영은 이날 본회의를 계기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게 '정치 도의'라며 사퇴를 압박하고 있으나 유 원내대표는 여전히 흔들림없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김 대표 입장에서 보통 난감한 상황이 아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유 원내대표,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나 본회의 의사일정 등에 대해 논의하고 나서 유 원내대표와 약 30분간 배석자 없이 독대했다.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위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에게 그의 거취와 관련, '당을 위한다'는 말에 모든 명분과 이유를 담을 수 있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달 25일에는 유 원내대표를 신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청와대와 친박계의 거센 사퇴 압박이 연일 계속되고 이로 인해 당내 충돌이 이어지자 최근에는 자신의 명확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있다.
김 대표로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다방면으로 당내외 의견을 수렴해왔지만 묘수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친박·비박 의원들과 두루 통화를 하며 여권 내 갈등을 잠재우려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의원은 "김 대표가 이 상황을 원만하게 풀어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난감한 분위기가 읽힌다"며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여권 내홍이 장기화할 경우 김 대표가 그동안의 '중재' 역할에서 벗어나 유 원내대표를 상대로 '명퇴론' 설득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유 원내대표와 독대한 자리에서 김 대표는 거취를 표명하는 타이밍을 놓칠 경우 여론이 유 원내대표에게 안좋은 쪽으로 흐를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너무 끌어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최근 주변인사들에 "지금은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고, 유 원내대표에 대한 동정 여론이 많지만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유 원내대표가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에는 6일이 계기가 될 것"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