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자진 사퇴 불가 입장에 30분간 독대 '당을 위한다' 명분 제시 관측

金 "유승민 동정 여론 달라질수도" 주변 인사에 전한 발언도 전해져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친박계에서 사실상 사퇴 마지노선으로 통보한 6일 국회법 개정안 관련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거취 표명을 하지 않고 사실상 자진 사퇴할 뜻이 없음을 내비치자 정가에서는 김무성 대표의 행보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청와대와 친박진영은 이날 본회의를 계기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게 '정치 도의'라며 사퇴를 압박하고 있으나 유 원내대표는 여전히 흔들림없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김 대표 입장에서 보통 난감한 상황이 아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유 원내대표,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나 본회의 의사일정 등에 대해 논의하고 나서 유 원내대표와 약 30분간 배석자 없이 독대했다.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위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에게 그의 거취와 관련, '당을 위한다'는 말에 모든 명분과 이유를 담을 수 있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달 25일에는 유 원내대표를 신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청와대와 친박계의 거센 사퇴 압박이 연일 계속되고 이로 인해 당내 충돌이 이어지자 최근에는 자신의 명확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있다.

김 대표로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다방면으로 당내외 의견을 수렴해왔지만 묘수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친박·비박 의원들과 두루 통화를 하며 여권 내 갈등을 잠재우려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의원은 "김 대표가 이 상황을 원만하게 풀어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난감한 분위기가 읽힌다"며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여권 내홍이 장기화할 경우 김 대표가 그동안의 '중재' 역할에서 벗어나 유 원내대표를 상대로 '명퇴론' 설득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유 원내대표와 독대한 자리에서 김 대표는 거취를 표명하는 타이밍을 놓칠 경우 여론이 유 원내대표에게 안좋은 쪽으로 흐를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너무 끌어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최근 주변인사들에 "지금은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고, 유 원내대표에 대한 동정 여론이 많지만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유 원내대표가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에는 6일이 계기가 될 것"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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