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인사말 정도 했다" 金 "했다 해도 이야기할 수 있나"

李 "왕조시대 표현 동의 안해… 靑 밖에서 보는 것처럼 폐쇄적 아냐"

'유승민 정국'에서 이병기(왼쪽) 청와대 비서실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단독 회동을 가졌다. 자료사진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이른바 '유승민 정국'에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 실장은 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날 국회에 도착, 회의를 앞두고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에서 김 대표와 10여분 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청와대와 친박으로부터 강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가 큰 쟁점으로 떠오른 점을 감안하면 이에 관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실장은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인사말 정도"라며 최근의 당 내홍 사태와 관련한 얘기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 실장은 유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은 변화가 없는 것이냐고 기자들이 묻자 "내가 대표해서 말할 것이 아니다"고만 밝혔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 거취 관련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했다 해도 이야기할 수 있나"라고만 답했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가 6월 임시국회 등 소임들을 마무리한 뒤 사퇴하는 방안에 대해 이 비서실장과 공감이 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이야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실장은 운영위 회의에선 청와대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함으로써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무시했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에 "청와대가 국회를 무시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당초 전날 열릴 예정이었던 운영위가 연기된 데 대해선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연기하자는 말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에 전날 운영위가 열릴 경우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며 "저희도 (보도 경위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연기 배경이 청와대의 '유승민 찍어내기'라는 지적에는 "의원님 말씀에 비약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실장이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이른바 '3인방'으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언제든 (대통령을) 독대할 수 있고, 무슨 보고든 드릴 수 있다"며 "아직까지 3인방이란 말이 나오는 거에 대해선…"이라고 부인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제왕적으로 군림해 '왕조시대'에 비유된다는 지적에 "그런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때가 어느 때인데 왕조시대처럼 움직이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실장은 그러면서 "밖에서 보는 것처럼 (청와대가) 폐쇄적이고 일방적 통로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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