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친박 겨냥해 "여론이 아니다 한다면 여기서 접어야"

김무성 향해 "당 대표는 의원 대다수의 뜻에 따라야 사태 수습"

"권력만 제왕적으로 하고 책임은 제왕적으로 안져" 개헌 필요성 강조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유승민 구하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가 조직적으로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하자 이에 반대하며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관련 "유 원내대표의 사퇴는 명분도 없고, 사퇴할 만한 책임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은 국민의 여론이 이게 아니구나라고 한다면 여기서 접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과 친박을 향해 사퇴 압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이런 상황을 먼저 타개하는 데 전념을 하는 것이 여당의 국민에 대한 책임이지, 지금 여당 내부에서 맞서서 싸우는 것은 국민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불안하고 여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당의 모습이 한심하게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6일 자진 사퇴 쪽으로 당내 여론이 기운다'는 친박계 쪽의 주장에 대해서는 "의원총회 때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본다. 국회법 재의와 원내대표 사퇴는 별개 문제라고 생각하는 의원이 다수"라고 반박하면서 "당청이 서로 의견차이를 확인했으니, 이 정도에서 그만하고 국정 현안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가 국회 운영위원회와 당정협의 등 주요 회의에서 유 원내대표를 배제시키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게 배제시킨 건지 아닌 건지는 모르지만 배제시켰다고 한다면 배제시킨 사람들이 옹졸한 것"이라며 "개인 감정에 의해서 국정을 좌지우지하면 안 되잖나"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당 대표는 의원 대다수의 뜻에 따르는 것이 수습하는 길"이라며 "의원 대다수의 뜻과 반대되는 행보를 취하면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라며 김무성 대표에 조언했다.

그는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당에서 다 나가야 한다, 자리에서 다 내놓아야 한다, 또 나는 당신들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당을 나간다' 이렇게 하면 이건 정당이 아니고 사당(私黨)"이라며 "대통령이든 누구든 간에 권력을 가진 자가 자기 뜻대로 당을 움직이려 하면 그건 사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이원은 "권력도 제왕적이지만 책임도 제왕적이어야 하는데, 이 내각 수반과 국가원수가 저마다 권력은 제왕적으로 행사를 하는데 책임은 제왕적으로 안 지는 것이 문제"라며 "이번 사태가 개헌의 필요성을 더 높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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