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사령탑·비노진영 수장 역할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
친노 "원내대표 역할 자각해야" 비노 "친노에 끌려 다녀"
'사무총장 공천권 배제' 결론에 따라 향후 입지 결정될 듯
1일에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이 원내대표는 일단 이번주 안으로 당무에 복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 인선을 둘러싼 문 대표와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가라앉는 듯했지만 속사정은 여의치 않다. 그가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사무총장의 권한 남용 제한에 대해 문 대표와 담판을 짓겠다는 게 전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이번 주 안에 당무에 복귀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문 대표로부터 최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 공천권을 마음대로 휘두르지 못하도록 다짐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노·주류 진영에서는 이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친노 의원들은 이 원내대표가 전날 의원단 모임에서 문 대표와 '러브 샷'을 하며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음에도 여전히 버티기로 일관하는 모습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일각에서는 아예 “원내대표의 역할을 할지 비주류 수장의 역할을 할지 확실히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이 원내대표가 비노 진영 내 ‘교통정리’도 능숙하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노 진영 의원들 역시 이 원내대표가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원성을 쏟아내고있다. 이들은 “이 원내대표의 태도는 친노 진영의 독주를 제어하기엔 너무 무르다”고 말하고 있다. 전날의 ‘러브 샷’에 대해서도 “(이 원내대표가) 중심이 너무 없는 것 아니냐”라는 볼멘 소리도 나올 정도다. 한 비노 의원은 이와 관련 “주변의 권유를 거절하지 못하고 떠밀리듯 화해 분위기를 연출한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의 해결 열쇠는 결국 최 사무총장의 일을 어떻게 매듭짓느냐에 있다. 2일 예정된 문 대표와의 담판에 그의 향후 입지가 달려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원내대표의 목표는 사실상 최 사무총장의 공천권 완전 배제인 반면 그가 전제한 최 사무총장의 권한 남용 제한 요구는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데 있다. 문 대표가 사무총장 권한 남용 제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느 선까지 수용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실제 문 대표는 이미 공천권 문제와 관련, “당 대표도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하는데 사무총장이 공천권을 휘두르겠나”라면서 “공천은 당대표와 사무총장, 계파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스템과 제도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왔다. 또 사무총장을 모든 공천 관련 기구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혁신위원회의 안을 적극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문 대표는 이 원내대표와의 담판 자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비노 진영에서는 문 대표가 사무총장 카드 외에 나머지 당직 인선에서 비노 진영 측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등의 카드로 이 원내대표를 달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이 경우 사무총장의 확실한 공천권 배제를 원하는 비노 진영의 불만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2일 예정된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담판에서 양진영의 반발을 최소화할 대타협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