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로운 퇴진이 어디 있나… 여권발 정쟁 끝내야"

"과유불급… 청와대로부터 중립적·독립적이여야"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당내 비박(비박근혜)계 '맏형'격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1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는 불가능한 일이다”며 사퇴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한 뒤 "최고위원들이 앞장서서 유 원내대표를 사퇴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날 "당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청와대로부터 중립적이고 독립적일 필요가 있다.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당은 물론 청와대에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퇴 불가론'를 피력했다. 이 의원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언급하며 "이 문제가 본질이 돼야 하는데 유 원내대표의 거취나 사퇴 문제로 옮아가는 것은 본질이 아니다"면서 "이렇게 되면 정쟁으로 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당 지도부를 겨냥해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 결과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자리인데, 거꾸로 청와대 의견을 의원들에게만 전달하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들이) 다들 수평적이고 대등한 당·청 관계를 이끌어가겠다는 공약을 해서 우리가 뽑아줬는데 그 역할을 과연 제대로 하는지 회의가 있다"고도 했다. 이밖에 이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여러 상황을 수습하려는 노력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면서도 이날 회의가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진행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고 김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 의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은 국정현안에 몰두할 때지 여당발 정쟁을 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유 원내대표가 명예롭게 퇴진해야 한다는 친박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명예로운 퇴진이 어디 있냐”라면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메르스, 가뭄, 추경, 그리스 디폴트 등보다 중요한가. 지금 당청이 '니가 나가 내가 나가' 하며 싸울 때냐”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며 “너무 지나치면 당을 사당화로 이끄는 것이다. 피차가 자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자기와 같은 사람만 있고 다른 사람은 나가라고 하는 것은 이해 못한다. 민주정당이 아닌가. 여당 내부가 갈려서 싸우는 건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재차 못박았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