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이장우 "劉, 사퇴 안하면 최고위원들이 사퇴할 것"

서청원·이정현, 지도부 회의 재차 불참하며 불만 드러내

유승민, 당정협의 불참했지만 겉으론 여유있는 모습 연출

서청원 최고위원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친박계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 시점을 못박으며 압박의 강도를 한층 높였다. 비박진영에서는 유 원내대표에게 시간을 좀 줘야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친박계는 이에 아랑곳 않고 유 원내대표가 6일까지 사퇴해야한다고 콕 집어 주문했다. 유 원내대표가 이를 어길 시 좌시하지 않겠다는 엄포도 함께 했다.

먼저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1일 한 라디오에 출연 "지난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부분의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권고했는데 유 원내대표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6일 국회법 재의 처리가 매듭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점까지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유 원내대표의 사퇴 시한을 6일로 잡은 것이다.

이 의원은 "현재 국회법으로 인해 당청갈등이 증폭돼 왔다"며 "국회법의 협상 당사자였던 원내대표가 그에 대한 매듭을 짓는 것이 맞다고 보고 6일 정도에는 거취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최고위원들이 퇴진할 것"이라며 "최고위원들이 직을 사퇴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태까지 안 갔으면 하는 것이 당내 의원들의 바람"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친박 핵심인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평택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도 개인 사정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하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 얘기가 나온 이후에도 예전처럼 원내대표 일정을 소화하는 유 원내대표의 모습에 상당히 불편해 하는 기색을 내비치면서 그가 사퇴하지 않는 한 회의 불참은 물론 최고위원직 집단 사퇴도 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친박 의원들을 향한 비박계의 성토가 언론에 공개될 것에 대한 파장을 우려해 이례적으로 회의 모두발언부터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날 강도 높은 발언을 준비해온 비박계 의원들은 지도부의 이같은 방침에 "유신 때도 없었던 일로, 반드시 문제삼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대표는 전날에도 당내 의원들에게 "언론 인터뷰를 삼가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며 의원들의 입단속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유 원내대표는 추가경정예산 관련 당정협의에는 불참했지만 전날 일상적인 당무를 처리한데 이어 이날도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했다. 실제 유 원내대표는 이날 출근길에서 "상황 변화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내 추경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가급적 빨리 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회 일정 정상화에 따라 경제살리기 법안 등의 6월 임시국회 처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가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면서 정상적인 당무에 주력하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그가 버티기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현재로선 유 원내대표가 오는 6일 자진 사퇴를 선택할지, 아니면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할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친박계가 사퇴 시점까지 못박고 나섬으로써 비박계와의 대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만일 유 원내대표가 사퇴 압박에 맞서며 자리 유지를 선언할 경우 당내 양대 계파 간 일대 충돌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김무성 대표가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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