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與 논의 초안과 실무기구 합의안 달라"

초안에 포함된 보험료 조정 항목, 합의안서 삭제

새누리 지도부 발언 반박하며 당청 진실게임 양상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청와대는 7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공무원연금개혁 여야 합의과정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연계부분을 청와대가 다 알고 있었다고 불만을 털어놓은 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새누리당 지도부의 청와대를 향한 불만에 대해 "청와대는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기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공무원연금개혁안의 4월 국회 처리가 무산되자 정치권 일각에서 청와대 책임론을 거론하는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1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논의한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 합의안 초안에는 ▲실무기구의 공적연금 강화방안 제안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 및 보험료 조정이라는 내용만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2일 발표된 실무기구 최종 합의안에는 "실무기구가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 50%를 확정해 국민연금 법안을 만들면 여야가 처리한다"로 내용이 변경됐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초안 논의당시 여당 특위 위원들은 야당이 명목소득 대체율과 관련, 50%를 목표치로 주장하고 있다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초안은 '실무기구 제안을 여야가 반영한다'는 취지였다"며 "하지만 실무기구 최종합의안은 명목소득 대체율 50%가 강제 조항으로 변경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이 올라가면 보험료 인상이 뒤따르게 되는 만큼 보험료 조정 항목이 초안에 포함돼 있었으나 합의안에는 이 또한 삭제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1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논의한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 합의안 초안과 2일 실제 발표된 합의안과는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며 "이에 따라 조윤선 정무수석이 문형표 복지부 장관과 함께 김무성 대표를 방문해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 합의안은 월권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전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일 새누리당에서 제시한 합의문 초안에는 실무기구가 공적연금 강화방안을 제안하면 여야가 이를 반영해 12월 말까지 관련법을 처리한다는 내용으로 돼있었다"며 "그러나 다음날 합의서는 국민연금 사회적 기구가 마련한 명목소득 대체율을 50%로 명시한 국민연금법을 여야가 2015년 정기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처리한다고 못박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도) 다 알고 있었으면서, (협상을) 하고 나니까 이럴 수 있느냐"며 비공개 의총에서 섭섭함을 토로한 것도 전해졌다. 유승민 원내대표 또한 "(개혁 협상의) 논의 과정에 청와대 수석이 참석하는 등 다 알고 있었는데, 개혁안 통과를 요구하면서 나중에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나중에) 이를 청와대와 따져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여야 합의 과정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 간의 진실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