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노' 설훈·조정식·최재성 vs '비노' 이종걸·김동철 경쟁 치열

"이번에도 떨어지면 자살할지도...", "합의추대면 박지원을 원내대표로..."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범친노' 설훈(왼쪽부터)·조정식·최재성 의원과 '비노' 이종걸·김동철 의원 간의 경쟁이 뜨겁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원대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6일 새정치민주연합은 4·29 재보궐선거 전패의 여파로 당내 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선거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번 선거에는 설훈(3선·김근태계), 조정식(3선·손학규계→범친노계), 최재성(3선·정세균계) 의원 등 당권파로 분류되는 세 후보와 이종걸(4선·김한길계), 김동철(3선·손학규계) 의원 등 비주류인 후보 두 명이 도전해 5파전을 벌이고 있다.

다섯 명의 후보 중 명확하게 친노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없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이번 선거도 친노 대 비노 간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많다. 재보선 참패의 영향으로 문재인 대표 체제 강화 목소리와 당내 주류인 친노계를 견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맞서고 있어서다. 여기에 천정배 의원에게 광주를 내주면서 호남 민심을 다독여야 하는 문제도 있어 각 계파별 세력 결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당내 주류 세력인 친노 진영은 조정식 후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는 손학규계였지만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시기에 사무총장을 맡으며 친노 세력과 가까워져 범친노계로 분류되고 있다. 조 후보 역시 사무총장, 공천심사위원장 등 풍부한 당무경험을 앞세우면서 "지난 총선 때 야권통합 단장을 맡기도 했다"며 "통합으로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표심을 공략했다.

최재성 후보는 범친노계지만 확고한 지지 기반이 다소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장점인 정책·전략 주도력을 앞세워 "떡시루를 통째로 내주고 떡고물만 받아오는 협상은 안된다. 전략 주도력과 돌파력을 앞세워 패배의 고리를 끊겠다"면서 “경제구조 개혁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정책 홍보의 새로운 경로를 개척해 총선 승리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당내 민평련계로 분류되는 설훈 후보는 친노 측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내세우면서도 비노계도 아우를 수 있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설 후보는 의원들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도 정치를 배워 트레이닝이 잘됐다. 친노와 비노를 모두 감싸안을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설 후보는 특히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이 나왔을 때 저는 문재인 대표에게 130명을 대상으로 합의추대하자고 했다. 박지원 의원이 나와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이 말 실수가 많다는 점에 대해 "설씨다 보니 보수언론이 꼬투리를 잡아 몰아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비노계측 후보들 중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가까운 이종걸 후보는 내심 문재인 대표 체제 하에서 세력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측면을 부각하며 비주류의 지지를 모으고 있다. 이 후보는 이에 더해 원내대표 3수를 내세우며 동정론에도 기대는 전략이다. 그는 의원들에게 “원내대표 도전 삼수다. 5,200킬로미터를 달렸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자살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성완종 사건 이후 생명존중 정당에서 이런 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동정론에 기댄 읍소전략을 펴기도 했다.

비주류이자 유일한 호남 출신인 김동철 후보는 호남 민심 이반을 역설하며 호남 출신 원내대표론을 설파하고 있다. 김 후보는 “통째로 흔들리는 호남을 확고한 지지 기반으로 복원해야 한다"면서 “쇄신과 변화로 호남인의 지지를 돌리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천정배 의원에 대해서도 "호남의 메기가 되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미꾸라지다"라면서 "천 의원을 가장 많이 견제한 것이 저다. 우리 당이 인정받고 공천개혁을 이룬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와 관련 당 내 한 관계자는 “재보선 전패 후폭풍에 따라 친노가 결집할 수도 비노가 결집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명백한 친노 후보가 없다는 점과, 호남을 의식해야 한다는 점에서 누구에게 표가 쏠릴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범친노 후보들은 초·재선 의원이나 비례대표 등 당내 개혁 세력의 표를 얼마나 얻느냐의 여부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원대대표 경선은 7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리고,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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