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자료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5일 서울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강연장에서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외교부는 당혹감 속에 파장 최소화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사건이 그간 쌓아온 한미동맹 관계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외교부는 관계자는 "우리의 동맹이자 우방국 외교관에 대한 이런 공격은 용납이 안된다.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여기엔 사실상 처음으로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에서 공격을 당하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 국민 및 정부의 감정이 악화될 경우 수십 년간 공들인 한미동맹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담겨 있다.

다른 관계자는 "주미 한국대사가 워싱턴에서 공격을 당했으면 우리 국민의 감정이 어떻겠느냐"면서 "한미동맹 관계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일로 우리나라의 대미 외교력이 일본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정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과거사 문제 등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워싱턴에서 우리의 외교적 입지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이런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4개국을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보고받고 빈틈 없는 대처를 주문했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조태용 외교부 1차관에게 "미국 정부 측에 현 상황을 신속히 설명하고 미국과 협력관계에 문제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번 사안이 자칫 한미관계에 부정적 여파를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데 사태 수습의 방점을 찍고 진상 파악과 외교 노력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사를 덮고 가자'는 취지의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으로 한미 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터진 사안이어서 매우 신중하고도 철저한 대처가 요구된다는게 당국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번 사태의 진상 파악과 배후 규명을 철저히 하는 동시에 이번 사안이 자칫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재가 되지않도록 미국 측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리퍼트 대사를 습격한 피의자가 "전쟁 훈련 반대"를 테러 이유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자 '종북 좌파의 테러'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념적 배후를 경계하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퓨처라이프 포럼'에 참석해 소식을 전해 듣고 기자들에게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면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비는 한편 "한미동맹에 대한 테러"라며 "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고, 한미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정부는 한미동맹에 어떤 균열도 없도록 빈틈없이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테러 행위자가 전쟁 반대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는 점도 충격적"이라면서 "종북 좌파 세력들이 주장하듯이 이게(한미연합훈련) 마치 전쟁 연습이라고 규정하고 이런 테러행위를 저질렀다면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우려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한미동맹 이후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만큼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으로 한미 간 우호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치권은 물론 정부도 철저한 대책을 세우길 기대하고, 외교적 노력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테러가 발생했다는 것은 참으로 심각하고 엄중한 사태"라면서 "이번 사태가 몰고 올 후폭풍,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번져나갈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에 따르면 범인은 종북세력의 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우리 사회가 더 긴장하고 테러가 발붙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뿌리 뽑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외교사절에 대한 신변보호, 안전시스템에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면서 "정책위에서도 이런 사항에 대해 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나경원 외통위원장도 "일국의 대사에 대해 있어서는 안될 테러가 발생했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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