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통과·영유아 보육법안 부결에 "보완" "사과"

"야당에 너무 많이 내줬다" 당내서도 협상력에 다소 불만

대법관 인사청문회·4월 경제활성화법 처리 여부 관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취임 이후 첫 국회 운영부터 비틀댔다.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취임 이후 첫 국회 운영부터 비틀댔다.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법) 통과와 함께 어린이집 폐쇄회로(CC) TV 설치를 포함한 영유아 보육법안 부결에 대해 각각 보완과 사과의 뜻을 밝히며 고개를 숙였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김영란법은 입법의 미비점이나 부작용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면 하겠다"며 "또 영유아보육법의 부결 사태로 많은 학부모를 실망시켜 매우 죄송스럽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여야 협상 과정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전날 끝난 임시국회 결과를 놓고 당내에서 '야당에 너무 많이 내줬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는 데 대한 자성의 언급이다. 이를 두고 지도력과 협상력에 미비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새누리당 지도부 내에서는 김영란법 처리를 놓고 온도차를 보여왔으며, 유 원내대표의 '속전속결'에 대해 탐탁치 않아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무성 대표는 "위헌 소지가 있는 법안을 여론에 떠밀려 통과시켜야 하는가"라며 '신중론'을 펴왔지만, 원내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받아들이며 힘을 실어주면서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더 늦춰선 안된다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김영란법' 관련 언급은 없이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의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한 유감만 표명했다.

아울러 불과 찬성 3표가 모자라 부결된 영유아 보호법과 관련해선, 당 의원의 표단속을 철저히 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 사항이다. 당 아동학대근절특위 간사를 맡은 신의진 의원은 부결에 대한 항의 표시로 간사직에서 사퇴하는 등 당내 균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게다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크라우드 펀딩법), 서비스산업발전법, 관광진흥법 등 정부가 경제 관련 법안들은 줄줄이 4월로 연기됐지만 이마저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내 '정책통'이자 '전략통'으로 불려온 유 원내대표이지만 최근 '저가담배' 도입 검토 발언으로 당내에서도 후폭풍에 시달린데 이어 전날 끝난 임시국회에서도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로 시련에 직면한 모습이다. 유 원내대표가 야당이 약속한 대로 경제 활성화관련 법을 4월에 처리해 낼지 관심사이며 그에 앞서 박상옥 대법관 인사청문회와 표결을 조속한 시일내 이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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