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새누리당 동반하락, 새정치연합 상승 추세

與 "기본에 충실할 것" 野 "대안세력으로 인정 받은 것"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30%대가 붕괴되는 등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간의 여론조사상 지지율 격차가 올 들어 한자리 숫자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30%대가 붕괴되는 등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간의 여론조사상 지지율 격차가 올 들어 한자리 숫자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특히 지난 27일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 양당은 각각 35.4%와 29.6%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5.8%포인트로 확 줄었다. 이달 초만 해도 양당의 지지율이 20%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양당의 지지율은 올 들어 꾸준히 차이를 좁혀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조사한 이번 달 일간 집계 결과를 살펴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누리당 지지율은 41.0%로 21.0%를 기록한 새정치연합보다 20.0%포인트나 높았다. 8일엔 양당이 각각 41.5%, 23.4%를, 9일엔 41.5%, 24.9%로 조사됐다. 이때만해도 대체로 17%포인트 차이를 유지해 정치권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월 중반부터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12일은 여당 38.2%와 야당22.7%, 13일은 37.8%와 22.2%, 14일은 37.5%와 21.3%, 19일은 41.6%와 18.6%로 최대 13%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그러다 21일은 37.4%와 23.3%, 이어 26일은 35.5%와 27.6%, 27일은 35.4%와 29.6%, 28일은 36.6%와 27.3%를 기록했다. 여야간 격차가 점점 좁혀져 5.8~9.3%포인트차이가 된 것이다.

큰 틀에서 볼 때 새누리당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조금씩 상승한 결과다. 이는 연말정산 세금폭탄 파문이라든가 '김무성 수첩' 파동,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유임 발표 등의 악재가 여당의 힘을 조금씩 빼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새누리당 지지율 하락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도 맞닿아 있다. 리얼미터의 같은 기간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긍정평가 42.9%, 부정평가 50.9%였지만 이후 부정평가 비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27일에는 각각 긍정 29.7%와 부정 62.6%를 기록했다. 28일 (31.5%, 61.6%) 다시 긍정평가가 30%대로 재진입했으나 역시 집권 후 최저 수준에 가까운 수치다.

새정치연합이 조금씩 상승한 데에는 이같은 박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에 의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전당대회를 앞두고 컨벤션 효과가 미미하게나마 나타나고 있고 여권의 잇따른 악재에 야권 성향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지지율 차이가 좁혀지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여론조사 결과를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대출 대변인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민심을 살피는 기본에 충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그렇다고 아예 신경을 안 쓴다는 게 아니다”면서 “국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민심에 더욱 귀를 기울리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크게 표출되는 양상이다. 당장 29일엔 김무성 대표가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듯 "국정수행 지지율이 떨어지며 국정운영 동력이 약화되면 새누리당뿐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손해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유승민 의원도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 지지율 떨어진만큼 여야 지지율 격차도 딱 그만큼 줄어들었는데 내가 보기엔 심각하다”면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반사적으로 야당에 치우치는 움직임이 있다”고 우려했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지지율이 오른 상황에 고무적이다. 서영교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불통에 국민 마음이 멀어지고, 대통령을 잘 보좌해야 할 새누리당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국민이 큰 실망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서 대변인은 이어 “야당 지지율 상승은 고무적이지만 여당을 떠난 민심이 아직까진 야당으로 왔다고 볼 수 없다”며 “그간 중간지대에 있는 여론이 여권에 실망을 느끼고 야당쪽으로 조금씩 방향을 틀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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