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내용 알려지자 "자원외교 책임회피용" 비판

새정치민주연합은 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자신이 추진한 자원 외교를 비판하는 야권의 목소리에 반박한 것을 두고 "이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 비리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회고록 내용을 보면서 '이 전 대통령이 아직도 꿈을 꾸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자원외교를 주도한 광물자원공사는 부도 상태에 와 있고 (석유공사가) 2조원 가량 투입한 캐나다 에너지기업 하베스트는 329억에 매각됐다"며 "자원외교 성과는 10년, 3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데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자원외교가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의 주도로 추진됐다고 강조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은 직접 28번의 VIP 자원외교에 나서 양해각서를 체결한 당사자임에도 발뺌하는 것은 한 전 총리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그만 하고 국조 증인으로 나서 국민 앞에서 증언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회고록에 실린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한국이 세계 금융위기를 빨리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내용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강을 살리겠다고 4대강에 수십조원을 쏟아붓고는 비판이 일자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한 재정 투자라고 우기는가"라며 "이 전 대통령의 뜬금없는 주장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운하라 했다가, 강 살리기라 했다가, 이제는 재정 투자라 하니 번번이 말을 바꾸는 전직 대통령의 변명을 조금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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