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섭 후보는 "민생과 현장을 직접 돌본 사람으로서, 여의도 정치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현역 구청장 최고위원 출마'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현역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는 유일하게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박우섭 후보(인천시 남구청장)는 "민생과 현장을 직접 돌본 사람으로서, 여의도 정치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현역 구청장 최고위원 출마'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됐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26일 <데일리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여의도 정치의 독과점 구조를 깨야만 한다"면서 "풀뿌리정치인만이 다룰 수 있는 미래 가치들이 여의도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박 후보는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까지 당이 놓치고 있는 가장 큰 부분은 '지방분권과 생활정치가 민심을 좌우한다'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이미 박원순이라는 성공한 모델이 있는데 여의도 정치는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일문일답.

-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와 배경은.

"세월호 참사는 서서히 침몰해가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보여줬고, '방향을 바꿔라' '판을 갈아라'는 강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남겼다. 현재 우리 사회는 성장 제일주의라는 망령에 사로잡혀 있다. 이제 이타심과 배려, 협동과 신뢰가 우선하는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공유경제, 공유정치, 분권국가, 분권정당이 우리의 대안이 돼야 한다. 그 해답은 지방정부에 있다.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정치가 답이다. 하지만 현재 중앙집권적 정치 구조 안에서는 이를 이뤄내기가 어렵다. 이념전쟁에 매몰된 중앙정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이 정치를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도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정쟁만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민도 결국 지역의 주민이다.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서 문제를 찾고 대안을 제시해야 신뢰가 높아진다. 민생과 현장을 직접 돌본 사람으로서 여의도 정치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현역 구청장 최고위원 출마'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되었다."

-최고위원으로 당선된다면 당을 어떻게 바꿀 계획인가.

"중앙정치의 외연이 지방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일주일에 한 번은 최고위원회의를 지방자치단체의 모범현장에서 열도록 하겠다. 당 지도부가 생활정치의 현장을 체험하게 하고, 국민들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정책성과를 알려 나가겠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원의 우수한 정책을 공유하는 정책박람회를 연 1회 개최하겠다. 최근 국회에서 한국 정당사상 최초로 '자치분권 정책박람회‘가 열렸는데, 50여 개의 새정치민주연합 기초단체들의 '생활정치 경연'이 펼쳐진 자리였다. 이처럼 중앙정치와 생활정치의 접점을 꾸준히 늘려나가겠다."

-당내 계파 갈등 문제가 심각하다.

"계파는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공천권자에게 줄을 서고, 그들이 다시 대표를 선출하면서 조직화된다. 잘못된 공천 시스템에서 시작된 악순환인 것이다.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낡은 계파를 청산하고 다양한 목소리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석패율제, 전략지역 비례대표 할당 등 선거 및 공헌제도의 개혁도 방법이겠지만, 본질적으로 의사결정 시스템에 다양한 목소리가 참여하는 것이 선행돼야 계파정치와 여의도의 독과점이 청산 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바로 '풀뿌리정치지도자회의'다. 현장 전문가로 이루어진 '풀뿌리정치지도자회의'를 통해 여의도 계파보스만 바라보는 낡은 관행을 깨고, 현장과 당원의 의사가 곧바로 전달되고 반영되는 통로로 만들겠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DLC(민주지도자회의, Democratic Leadership Council)에 주목하고 있다. DLC는 레이건 재선 직후인 1985년에 창설돼 미국 민주당의 노선과 비전을 재정립했다. 그 주체는 미국 민주당의 풀뿌리 정치인들이었다. DLC 의장이었던 클린턴도 미국에서 32번째의 작은 주, 변방이었던 아칸소 주지사 출신이다. 풀뿌리정치인의 대표였던 클린턴은 1991년 '새로운 길' 연설과 동시에 뉴 민주당 노선을 본격 추진했고, 이듬해 대통령에 당선돼 12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바 있다."

-새정치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노선은.

"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계속되고 있다. 리더십의 부재, 혁신의 부족 등 다양한 이유가 거론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중앙집권형 정치구조를 타파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중앙정치를 '먹고 사는 문제'까지 끌고 올 역량이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여의도 정치의 독과점 구조를 깨야만 한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의원, 그리고 당원이 독립적인 정치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동호회부터 준정치조직까지 수많은 지역 자원과 구체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들이 바로 마을과 골목, 즉 현장의 대변자들이다. 풀뿌리정치의 내용과 힘을 중앙당의 근육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 총선, 대선에서 잇달아 졌는데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이길 복안이 있나.

"지난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까지 당이 놓친 가장 큰 부분은 '지방분권과 생활정치가 민심을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박원순'이란 성공한 모델이 있지만 여의도 정치는 '박원순'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 풀뿌리정치인이 제시하는 수많은 미래가치를 외면하고 정권교체만 외치고 있는 것이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이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혁신적인 지도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장이 직접 지도부에 입성해 생활과 너무 멀어진 여의도의 중앙정치를 지역과 생활현장으로 끌어오는 것이다. 정권만 교체해서는 우리사회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정치를 교체해야 이길 수 있다."

-정동영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등이 참여 중인 '국민모임'이 창당 절차에 들어갔다.

"정동영 전 고문의 신당 합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대선 후보까지 지낸 훌륭하신 분인데, 다른 길을 걷겠다고 하시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길은 달라도 방향은 같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다시 뜻을 함께하게 되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당내 의원들의 이탈 문제에 대해선 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시점인 만큼 아직 장담하기 이르다. 하지만 내가 최고위원이 된다면 확실히 이탈 현상은 줄어들 것이다. 현역 구청장의 지도부 입성이 곧 당의 혁신이며 발전과 변화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당명 변경 논란 일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당명 변경에 대한 논의는 지금은 필요하지도 않고 본질적이지도 않은 문제다. 당장 민주당의 이름으로 되돌아가는 것보다 민주당의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난 1997년 김대중 대통령도 민주당이 아니라 '새정치국민회의'로 정권을 창출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가.

"혁신의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다. 어떤 분들은 '구청 업무 접고 중앙정치 하겠다는 거냐'며 우려하지만 오히려 중앙정치의 외연을 지방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민생현장 방문은 일종의 '이벤트'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내가 최고위원이 되면 '중앙정치가 곧 생활정치'라는 새로운 공식이 성립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역 구청장 최고위원, 즉 민생을 대변하는 최고위원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이 있다면.

"지난날 우리 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두꺼비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두꺼비는 알을 품으면 뱀에게 몸을 던져 뱀도 죽고 자신도 죽는 그런 정신으로 품은 알을 부화시킨다. 이러한 '자기헌신'과 '필사즉생'의 정신이 바로 두꺼비 정신이다. 그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의 정신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의 정신이며, 영원한 민주주의자 김근태 의장이 엄혹한 전두환 정권 하에서 민청련을 창립했던 정신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 당에서 두꺼비 정신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다시 두꺼비가 되려 한다. 두꺼비가 되어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것이 사명이란 각오로 임하겠다. 지방의 힘으로 여의도에 갇혀 있는 정치를 해방시키겠다. 생활정치의 힘, 현장의 목소리로 여의도의 권력독점을 종식시키겠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 박우섭 후보 프로필

1955년 충남 예산 출생- 서울대 자연과학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정책학) 수료- 인하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인하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정책과학 전공) 수료- 민주당 부대변인- 민선3, 5, 6기 인천남구청장- 국회의장 비서실장- 새정치민주연합 기초단체협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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