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정당, 열린 정당, 강한 야당 만들겠다"

"계파 문제는 공정한 공천 시스템 만들면 해결돼"

"계파·전략적 연대 없어…당원과 국민만 보고 간다"

정청래 후보는 "반드시 선출돼 대한민국에 강한 야당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전국정당, 열린정당, 강한야당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은 21일 "제1야당의 야성과 정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데일리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반드시 최고위원으로 선출돼 대한민국에 강한 야당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전국 정당, 열린 정당,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탈당과 같은) 행동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지난 2002년 고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되는 상황 속에서 '나는 찢어진 민주당의 깃발을 들고 당을 지키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처럼 나는 노무현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와 배경은.

"지난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제1야당은 어디 있느냐' '새정치민주연은 뭐하느냐' 등의 질책이었다. 이처럼 제1야당으로서 국민들께 실망만 안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식밖에 없었다. 그래서 세월호특별법 협상 국면 당시 24일 동안 광화문 국민 단식장을 지켰다. 당시 가장 힘들었던 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이나 잠을 편히 자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제1야당의 존재감이 없다는 사실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제1야당의 야성과 정권을 되찾아오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고, 야성회복과 정권 교체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게 됐다."

-최고위원으로 당선되면 당을 어떻게 바꿀 계획인가.

"대한민국에 강한 야당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무도한 박근혜 정권의 포문을 여는 당 대포가 되겠다. 축구에 비유했을 때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골키퍼, 미드필더, 수비수, 공격수가 있어야 한다. 지금 많은 분들이 최전방 공격수는 '정청래에게 맡겨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나 같은 사람이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말씀들이 많다. 최고위원이 된다면 팀플레이를 통해 총선과 대선에서 골 찬스를 만들어 승리로 이끌겠다.

-'전국 정당, 열린 정당, 강한 야당'이란 세 가지 기치를 내걸었다.

"일단 '전국 정당, 열린 정당, 강한 야당' 이 세 가지를 약속드리고 싶다. 전국 정당은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을 뜻한다. 영남과 강원 등 전략 지역은 자체 경선을 통해 지역에서 추천하는 분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우선 배치할 것이다. 당내 시군구청장협의회에서 선출된 1인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광역의원 보좌관 신설 및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도 추진할 것이다. 이외에도 지역위원회 운영 합법화, 시·도당 사무처장 임명권 부여, 시·도별 민주정책연구원 분원 설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열린정당은 SNS 스마트 정당, 온오프 결합 네트워크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체 국회의원 중 SNS 활용지수 1위에 오른 바 있는데, 이 같은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국민 및 당원 대상 모바일 투표를 적극 도입하고, 주요 정책 및 현안에 대한 전당원 투표제도 활성화하겠다. 강한 야당은 말 그대로 선명한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히스토리가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당내 계파 갈등이 심각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계파 정치의 본질은 공천 문제와 직결된다. 결과적으로 공천을 받기 위해 줄서는 것 아닌가. 계파 문제 해결은 공천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바꾸면 된다. 미국의 인사청문회 제도처럼 수백, 수천 가지 검증 항목을 만들고, 별도의 평가위원회를 만들어서 공정하게 평가하면 굳이 계파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계파 문제는 공정한 공천시스템을 만들면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노선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체성과 노선은 김대중 정신,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데 있다. 두 분의 정신을 계승하고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라면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할 사람이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뿌리고, 정체성이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여당에게 이길 복안이 있나.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는 '한 명의 군사로도 길목을 잘 지키면 천명의 적군을 물리칠 수 있다' 고 말씀하셨다. 나는 승리의 길목을 지키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예를 들면 지난해 예산 정국 때를 돌이켜 보면 야당이 정부·여당에 이끌려 다니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정부·여당 뜻대로 못한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주민세, 자동차세를 올리지 못한 것이다. 지방세와 관련한 문제라서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이것을 통과시켜야 했는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로 서민 증세에 동의할 수 없어서 계속 막았다. 물론 압박도 많았다. 하지만 내 눈에 흙이 들어가지 않는 한 이것은 통과시킬 수 없다는 일념을 갖고 있다. 새누리당도 결국 포기한 상태이다. 이처럼 명량해전에서 울돌목을 지킨 전사의 정신으로, 임전무퇴 결사항쟁의 자세로 최고위원에 들어가서도 이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다."

정청래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당시 민주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되는 상황 속에서 '나는 찢어진 민주당의 깃발을 들고 당을 지키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처럼 나는 노무현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신당 창당 절차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에 대해서는 우선 안타깝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으로, 심정적으로는 이해한다. 하지만 그 같은 행동은 동의하기 어렵다.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이 감옥에 갔던 상황 속에서 '나는 찢어진 민주당의 깃발을 들고 당을 지키겠다'고 말씀하셨고 지키셨다. 이처럼 나는 노무현의 길을 가겠다. 지금 새정치연합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찢어진 야당의 깃발을 들어서라도 당을 지키는 길을 가고자 한다. 전당대회 과정을 통해 당의 변화와 혁신을 일으켜내겠다."

-당명 변경 논란이 있었는데.

"현장을 다니다 보면 아직도 많은 당원들이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이 입에 붙지 않는다고 말하곤 한다. 당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아직 '민주당'으로 말하는 분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당명 변경 관련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명 변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본질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어디로 갈 것인지 이부터 선명하게 하고, 확실하게 세워야 한다. 정권을 잡기 위해 우리당이 가야할 길은 특권층, 중상층(中上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가.

"내가 지향하는 리더십은 겸손하고 유능한 진보적 리더십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재선에 성공한 이유는 진보적이면서 겸손하고 유능하다는 데 있다.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선도하되, 혼자만 앞장서지 않겠다.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의 손을 잡고 반 발짝 앞서 나가야 한다'고 말씀했다. 너무 앞에 가지도 말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고, 국민의 반발 짝만 앞서가는 것이 유능한 진보의 상(像) 이라고 생각하고, 이 같은 리더십을 실천하겠다."

-당원을 비롯한 야당 지지층에게 한마디 한다면.

"최고위원 선거에 임하자마자 다들 계파나 전략적 연대부터 물었다. 하지만 나는 계파도 없고 현재 전략적 연대도 하지 않고 있다. 나는 항상 당원과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것이 내 원칙이고 본질이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분들이야말로 가장 감사드려야 할 분들이다. 그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되어 야성을 되찾고 정권을 되찾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이 있다면.

"전국 연설을 할 때마다 마지막에는 세월호를 잊지 말자고 말씀드린다. 세월호 단식장에서 24일 간 유가족들과 함께 아파하고 함께 슬퍼했다. 아직도 양복 왼쪽 깃 위에 세월호 배지를 달고 다닌다. 세월호를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 정청래 의원 프로필

1965년 충남 금산 출생- 건국대 산업공학과- 서강대 정치학 석사- 17·19대 국회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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