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은 계파 허용·분열 반성… 창업가 정신으로 재창당하겠다"

"강한 야당은 리더십 교체가 답… 친노·비노 청산할 사람은 이인영뿐"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의 상황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진단하며 "이기는 리더십으로의 교체를 통해 당을 재창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인영 의원(51·서울 구로갑·재선)은 당의 상황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진단하며 “이기는 리더십으로의 교체를 통해 당을 재창당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기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당내외 486세력의 응원을 받고 있는 그는 문재인·박지원 의원 등의 양강 구도 속에서 분투 중이다. 이 의원은 6일 데일리한국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나를 포함한 486은 결과적으로 분열을 방치하고 계파를 허용했다”며 “이번에는 친노·비노, 영남·호남, 구민주·새정치 등 이런 모든 것들에서 완전히 벗어나 이기는 정당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상속 정치를 하는 문·박 두 후보는 ‘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이 없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유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에 놓여 있다. 당을 혁신하지 못한다면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로 미래는 없다. 지금 시대정신은 바꾸라고 하는 것이다. 그게 국민의 명령이고 호령이다. 리더십 교체보다 강력한 야당은 없다. 리더십 교체보다 더 좋은 통합은 없다. 리더십 교체보다 확실하게 이기는 정당의 길은 없다. 바꾸라는 것이 시대정신이라면 그 시대정신은 문재인, 박지원 두 분에게는 없다.”

-예비경선이 당장 내일이다. 통과할 자신이 있는가.
“자신 있다. 통과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동력과 에너지를 뭉쳐내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예비경선 선거인단이 우리 당의 핵심 중의 핵심이기 때문에 거기서 혁신의 코어가 만들어질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친노가 미는 사람은 친노의 대표이고, 비노가 미는 사람은 비노의 대표일 수밖에 없다. 광주가, 호남이 새로운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반독재 민주화도, 5.18도, 지역주의 극복도, 세대교체도 광주가 선택했다. 호남이 결단한다면 정당 혁명이 일어난다. 그러면 낡은 질서는 깨지고 새로운 질서가 들어설 것이다.”

- 친노 대 비노 구도가 확연한 지금의 당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걱정이다. 당권ㆍ대권이나 당명 변경 논쟁보다 국민에게는 민생이 우선이다. 올해 경제가 어려워질텐데 누가 진짜 서민을 구제하려고 하는지 드러나게 돼 있다. 새정치연합이 맨 앞에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민생경제를 놓고 치열하게 정책 경쟁을 하는 것이 정쟁보다 우선이다. 월급쟁이들의 소득을 올려주고 최저 임금을 높여주고 누구에게나 꿈이 있는 저녁을 만들어야 한다. 비정규직을 줄여서 젊은 '미생'의 고단함도 해소하고, 대·중소기업의 상생경제로 을(乙)들의 눈물도 닦아줘야 한다. 북한 투자를 활성화해서 한국경제의 추가 성장 발판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경제도 발전한다. 이런 것들을 제일 먼저 주장하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이게 진짜 민생의 진보이다.”

-당 대표 후보로서 본인의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지금은 창업가의 정치가 필요하다. 이인영이 창업가의 정치를 하겠다. 문재인·박지원 후보 모두 훌륭하지만 과거로부터 상속된 정치를 하는 분들이다. 저는 유산 상속자의 정치가 아닌 스스로 개척하는 창업자의 정치를 해왔다. 이인영과 이인영을 돕는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도전과 열정의 창업 정신으로 당을 재창당하겠다. 2010년, 2011년 보편적 복지라는 시대정신을 공유한 세력 간의 야권 단일화를 만들어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중심에 있었다. 민생과 가치에 입각하여 단일화라는 필승 수단을 만들어낸 리더십이야말로 이기는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가 된다면 어떻게 당을 혁신할 것인가.
"친노·비노 구도는 당장 깨야 한다. 영남·호남 지역 구도도 구시대의 망령이다. 새로운 단결의 구심, 새로운 주도세력이 필요하다. 총선과 대선에서 다시 이기기 위해서도 리더십의 전면 교체가 정답이다. 또 독점과 배제의 정치에서 협치와 공유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 자파를 심고 타인은 배제하는 공천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 전략공천을 없애고 사람의 재주가 아닌 제도와 시스템으로 공천해야 한다. 중앙당의 삼권분립을 추진하고 시·도당의 인사와 재정권을 확대해서 분권형 정당으로 가야 한다. 공천과 당권이 민주화되면 계파 이해의 원천이 사라진다."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가.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당직에서 물러나고 하방했다. 나설 때는 나서고, 들어설 때는 멤버십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후회가 많이 된다. 결과적으로 분열을 방치하고 계파를 허용했다. 세월호의 통곡 앞에 가장 슬퍼하는 사람이 되지 못했고, 국정원의 선거 개입으로 온 국민이 분노할 때 가장 분노하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 잘못이 있을 때 숨고 도망하기 보다는 지금이라도 결단하고 나서는 것이 용기라고 생각했다. 1987년 6월 항쟁의 과정에서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동지들이 많이 응원해주는데, 단지 같이 했었다는 이유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지금 변하자, 바꾸자, 그리고 당이 좀 더 가치지향적인 실천을 통해서 집권 가능한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하자는 공통의 문제의식이 더 많이 응원해주는 이유이다. 2010년 전당대회 때 '하청 정치' 청산을 외치며 우리가 하나가 되자고 약속했지만 끝내 분열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우리 세대 모두가 하나 되어서 함께 도전하는 과정으로 나아가고 있다. 왜 당신들은 계파로 나뉘어져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느냐는 질책에서 이번에는 완전히, 반드시 벗어날 것이다.“

- 민주당 개명 논란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애초에 ‘민주당의 이름을 민주당으로 부르겠습니다’ 이런 카피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관위에 이미 민주당이라는 이름이 등록돼 있고 자칫 잘못하면 법적 시비가 걸릴 수도 있다. 따라서 혁신과 변화의 경쟁에 주력하고 그런 과정에서 자랑스러웠던 민주당 시절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혁신을 우선한 뒤에 차차 명칭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옳다.”

-새정치연합이 만성적인 지지율 정체로 시달리고 있는데.
“싸우면 끝을 보지 못해서 야당답지 못하고, 공천 잘못해서 민주적이지도 못하고, 계파로 분열되어 자기들끼리 싸우고, 새누리당의 정책과 분간도 안 되고, 당의 혼란을 평정할 새로운 리더도 없고, 이런 것들이 국민 불신을 가져오게 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차기 대선주자 1, 2위는 모두 새정치연합 소속인데, 당 지지율은 여당의 절반 수준이다.
“민생경제를 놓고 치열하게 정책 경쟁을 한다면 국민의 신뢰는 돌아올 것이다. 월급쟁이들의 소득을 올려주고 최저임금을 높여 누구에게나 편안한 저녁을 보장하고, 비정규직을 줄여서 젊은 미생의 고단함도 해소하고, 대·중소기업의 상생경제로 을들의 눈물을 닦는다면 국민들이 다시 돌아볼 것이다. 물론 야성 회복도 절실하다. 싸울때는 물러섬 없이 싸우되, 끝을 봐야 한다. 물러서야 한다면 원칙을 상기하면서 물러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 대표가 된다면 어떤 일부터 하겠는가.
“전략공천과 당의 삼권분립과 관련된 약속, 민생에 대한 약속 등을 차근차근 실천하겠다. 무엇보다도 협치의 리더십으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

-끝으로 당원을 비롯한 야당 지지층에게 한마디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위기를 이야기한다. 모든 당원들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당 대표 선거에 나온 후보들마저 이구동성으로 계파정치를 청산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누가 계파정치를 청산할 수 있는가. 과연 누가 진정으로 사당적 구조를 혁파하고 자랑스러웠던 민주당의 이름을 되찾아 당원과 국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지 잘 판단하실 것으로 믿는다. 이인영에게 던지는 표만큼 당은 혁신할 것이고, 이인영에게 던져질 표만큼 우리의 미래가 바뀔 것이다.”

■ 이인영 의원 프로필
충북 충주 출생-충주고, 고려대 국문학과 (고려대 총학생회장),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조직국장-새천년민주당 청년위원장-열린우리당 열린정책연구원 부원장-민주당 최고위원-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거대책본부장-17·19대 국회의원(서울 구로갑,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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