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왼쪽부터) 대표, 김문수 현신위원장, 홍준표 경남지사, 정몽준 의원.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이 최근 당권 도전을 발판으로 차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여권의 대권 잠룡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권에선 아직까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문재인, 안철수 의원 등 야권 주자에 비해서는 당장 차기에서 통할 거물급이 풍부하지는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월등한 지지율을 보이는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 즉 '대세론'의 부재로 인해 각 주자간 치열한 수싸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대선을 3년이나 앞둔 시점이라 아직 서로 간 기싸움, 견제, 경쟁이라고 불릴만한 양상은 보이지 않지만, 다분히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위한 행보라고 여겨지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여권에선 야권 대선주자들과 달리 '미래 권력'이 부상 조짐을 보여 정치적 동력이 분산된다면, 산적한 국정 현안을 처리해 나가야 하는 박근혜 대통령으로선 언짢을 수밖에 없다. 대권을 가슴에 품고 있는 여권 주자들은 이같은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길게는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기 전, 짧게는 레임덕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른바 '소신 발언'을 자제하며 최대한 청와대와는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숨고르기' 중인 김무성, 靑과의 대립각은 시간문제

우선 여권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대표의 경우 당권 집권 이전부터 '수평적 당청관계'를 공언하며 친박 주류와 각을 세웠지만 최근 들어선 청와대와 관련된 현안에 대한 발언도 아끼며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김 대표의 태도 변화는 앞서 상하이발(發) 개헌론, 공무원연금 개혁 시기 발언 등으로 인한 신경전으로 당청관계의 분란을 조장한다는 시비에서 벗어나기 위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와대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미래를 도모하겠다는 의도지만, 당내 친박의 견제는 여전하고 앞으로도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나름 확고한 입지를 갖춘 김 대표가 언제 또 다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느냐는 시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설자리 좁았던 김문수, 혁신안 통과로 향후 행보에 동력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은 지난 6월 말 경기지사 임기를 마친 뒤 소록도 등을 오가며 봉사 활동에 전념했다. 김 위원장은 당초 당 지도부의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 출마 권유도 고사하며 지역을 오가며 민생 행보에 전념했다. 여의도 중앙 정치권에 발을 다시 담글만한 이렇다 할 계기가 없었던 와중에 김 대표는 자신의 입장선 다소 껄끄러운 대선 경쟁 상대인 김 위원장에게 당의 핵심 기구인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맡기며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이를 놓고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에 맞서는 '문무합작' 연합 전선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난무했다. 한차례 강한 반발을 샀던 보수혁신위의 혁신안이 당내 의총에서 재추인에 성공함에 따라 리더십의 시험대에 올랐던 김 위원장도 향후 행보에도 적잖은 동력을 얻게 됐다는 평이다.

정몽준 '발등의 불' 현대重에 집중… '경제대통령' 이미지 염두

6·4 지방선거 패배 이후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는 외교 전문가 이미지 부각을 염두에 두고 주로 해외 일정을 소화하며 내실을 쌓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을 감안, 정치보다는 경영 쪽으로 무게추가 옮겨간 모양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직접 현대중공업 작업복을 입고 직원들로부터 현황 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정 전 대표는 1988년 현대중공업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2002년 고문직도 그만뒀지만 최대주주의 신분으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에선 "일단 현대중공업부터 살려 놓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로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슈 메이커' 홍준표, 영남권 맹주로 급부상 가능성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해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인데 이어 무상 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하며 정국의 '이슈 메이커'로 떠오르면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러 차례 공공연히 대권 도전 의사를 시사해 온 홍 지사는 그때마다 "우선 도정에 전념해서 도민들이 이만큼 일했으면 됐다고 할 때 대선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조건을 달면서 '도정에 전념하는 것이 대선 지름길'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홍 지사 취임 이후 경남도는 예산 효율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향상, 국가산업단지 3곳 지정, 청렴도 평가 급상승 등 상당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어 경남 지역에서 상당한 민심을 얻고 있으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PK지역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율을 차지했다. 아울러 TK지역 시도지사와의 관계 형성에도 주력하는 광폭 행보를 보이며 '영남권 맹주'로서 급부상할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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