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들,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아야" 발언 해석 분분

靑측 '인적쇄신' 시사 발언과 맞물려 주목

"자성 촉구하는 원론적 의미일 뿐" 반론도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친박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국정 개입 문건 유출 파문과 관련한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청와대 참모들을 질책하는 발언을 내놓아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서 최고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 나타난 여러 문제가 무엇이며, 과연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국민 여론을 살필 때가 됐다"면서 "청와대 참모들이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일종의 매뉴얼을 만들든가 해서 국민과 이익단체, 경제 종교 언론 사회 등 모든 부분과 소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도 했다.

서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우선 청와대 비서진의 자성을 촉구하는 원론적 의미라는 관측이다. 이날 서 최고위원은 "이번 박관천 사건도 정보 공작을 통해 국정을 농단했으며,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한 것이 오늘까지 밝혀졌지만 (국민들은) 분명히 배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배후를 철저히 밝혀내 국민에 한 점 의혹도 없이 해야 할 의무가 검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12년 전 대선 과정에서의 '김대업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박관천 경정을 주범으로 한 일각의 소행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청와대 참모진 책임론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즉 이를 계기로 청와대 보좌진이 더욱 분발하란 수준의 언급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그동안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소통 방식을 비판하면서 '만기친람'형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의 변화뿐 아니라 인적 쇄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지난 18일 청와대가 "여론을 잘 듣고 있다. (청와대가) 귀를 닫는다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며 개각과 청와대 보좌진 개편을 포함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정치권과 여론의 요청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것과 친박 좌장의 이날 공개 발언이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관련 여권 일각에선 청와대 인사와 관련된 후보군 검증 등 물밑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그간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하면 국면 전환을 염두에둔 대폭적인 인사 교체 가능성은 다소 낮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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