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대표는 해산 결정 후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민주항쟁의 산물인 헌법재판소가 허구와 상상을 동원한 판결로 스스로 전체주의의 빗장을 열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오늘 저는 패배했고 역사의 후퇴를 막지 못한 저에게 책임을 물어달라"면서도 "그러나 저희 마음 속에 키워온 진보정치의 꿈까지 해산시킬 수는 없다"고 말해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우선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이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2년 못살겠다! 다 모여라!'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당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해산 결정을 비판하면서 다른 시민사회 단체들의 연대를 호소할 전망이다. 또 이제까지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해 온 사회 원로들을 계속 면담하면서 해산 결정 반발 여론에 불을 지피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에도 접촉을 시도하며 정치권에서의 이슈화를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할 전망이다.
당 해산의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을 추슬러 '정치 세력'으로서 존속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재야인사들이나 시민사회단체와의 결합을 꾀하며 생존의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당이 사실상 공중 분해되면서 체계적인 저항은 고사하고 향후 진로도 설정하기 쉽지않은 엄혹한 현실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당명을 다시 사용할 수 없고 기존 강령과 유사한 대체 정당을 만들지 못하게 돼,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은 대체 조직으로는 활동을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서도 진보세력들이 사회단체 등을 만들어 꾸준히 집단화, 세력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어떤 형식으로든 결사체를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당명이나 기존 통진당 강령과 유사하다는 해석이 뒤따르지 않도록 최대한 기존 여야 정당에 근접한 이념적 수위로 강령 등을 만들어 재정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통진당 시즌2'라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자칫 또다른 이념 공방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