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후 개봉 계획도 없어" 제작비 484억 고스란히 날려

北, 해킹 연루 부인하지만 美당국은 배후로 지목할 듯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가 오는 25일 예정된 영화 개봉을 전격 취소했다. 소니는 미국과 캐나다 개봉을 시작으로 세계 63개국에서 이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해킹 단체의 테러 위협과 극장들의 상영 취소가 잇따르자 '백기 투항'한 것이다.

소니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영화 배급을 막으려는 테러 위협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우리는 영화 제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며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실망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장 게린 소니 대변인은 기자들이 영화가 나중에라도 극장에서 개봉하는지와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를 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추가적인 개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당초 소니는 영화 개봉을 강행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파키스탄, 호주 등에서 이어지고 있는 과격 세력들의 테러로 인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 측은 영화 제작비 4,400만 달러(약 484억원)를 고스란히 날리게 된 셈이다.

미국 조사 당국은 북한이 소니 해킹 단체의 배후라고 보고 있지만, 북한은 '지지자의 의로운 소행'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북한이 최근 이뤄진 소니 해킹 공격에서 "중심적으로 연루돼 있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수사당국은 이르면 18일 이와 관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인터뷰'는 김 1위원장의 인터뷰 기회를 잡은 미국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김정은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로 북한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소니는 이 과정에서 해킹 공격으로 할리우드 유명 인사와 전현직 임직원 등 4만7,000명의 신상, 미개봉 블록버스터 영화 등 기밀 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봤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