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문건' 파문으로 평소 일정 소화
'트리플 데이' 맞는 MB, 측근들과 모임서 국조 논의한 듯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지난 TV뉴스 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9일로 대선 승리 2주년을, 이명박 전 대통령은 73번째 생일이자 대통령 당선 7주년을 각각 맞는다. 이른바 '개국 공신'들과 함께 정권 창출을 자축 해야할 날이지만 분위기는 썰렁하다. 연말 정국을 강타한 비선 실세 국정개입 문건 유출 파문의 여파와 해외 자원외교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결정 탓에 현·전직 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당 지도부와 만찬을 하고 당직자 600여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는 등 자축성 행사를 열어 1주년을 기념했지만 올해는 특별한 이벤트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언제까지 자축 분위기에 취해있을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박 대통령이 평소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측은 문건 유출 파문 사태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청와대 비서라인 문책론과 함께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도 크게 떨어지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은 만큼 요란한 행사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은 대선 2주년 당일 낮 청와대로 여성 기업인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뒤 오후에는 국민추천포상 대상자를 불러 포상을 직접 수여할 계획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일과 생일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측근들과 대규모 만찬을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친이계 전·현직 의원 등 20여명과 함께 매년 당선일과 송년회를 겸하는 모임을 가져왔다. 이날 모임에는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새누리당 이원과 이군현, 권선동, 김용태 조해진 의원, 권택기 전 의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윤영선 전 관세청장,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등 이 전 대통령 당선 당시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던 측근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은 이 전 대통령의 당선 7주년이자 73번째 생일, 44번째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 재임기간 참모들은 이날을 '트리플 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이맘때에도 재임시절 대통령 실장 및 수석비서관과 서울 시내 한 횟집에서 조촐한 저녁식사 자리를 갖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고, 친이계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하지만 올해의 모임은 사실상 MB정부를 정조준한 '자원외교 국정조사' 탓에 마냥 축하 인사와 덕담만 오고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 일각에서는 정윤회 문건 논란으로 여권이 수세에 몰리자 국면 전환용으로 자원 외교 국조를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 여부와 대응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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