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톡톡히 치를 것" 유엔 인권결의안 관련 대남공세도 늦추지 않아

중러 관계·안보리 인권결의안 걸려있어 4차 핵실험 단행은 어려울 듯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북한이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통과와 관련 전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원색적인 분노 표출에 이어 26일 또다시 '핵'을 언급하며 연일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공세에 얼마나 불만을 갖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의 인권 공세는 침략과 간섭의 전주곡'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미국이 유엔 인권결의안을 조작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어 "우리는 침략의 원흉이며 인권 유린의 괴수인 미제를 매장하기 위한 결전에서 우리 공화국의 핵무력과 그것을 포함한 정치, 군사적 억제력을 남김없이 발휘할 것이라는 데 대해 숨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식 사회주의제도'와 인권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노동신문은 강조했다.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권고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제3위원회를 통과하고 나서 북한은 연일 핵실험 등 핵무기와 관련한 대응을 경고하고 있다. 25일 평양 군민대회에서 군 장성 사룡남은 "핵선제 타격의 선택권도 우리에게 있으며 영원한 승리의 권리도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미제는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유엔 인권결의안과 관련해 대남 공세도 늦추지 않고 있다. 26일자 노동신문은 '질식된 민주주의, 무참히 짓밟힌 인권'이라는 글을 통해 '유신 독재'와 세월호 참사 등을 이유로 남한 내 인권 상황이 심각하다며 "인권 문제와 관련해 당장 재판정에 나서야 할 범죄자는 다름 아닌 남조선 괴뢰들"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논평에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가 지난 24일 북한인권 관련 법안을 상정하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북한인권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한 사실을 거론하며 "미국에 편승한 현 남조선 정권의 반공화국 인권 책동이 역대 최악"이라며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는 "북한은 유엔의 북한 인권 실태 조사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점을 밝히면서 북한 내부에 인권 문제가 없다고 강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인권결의안 통과에 따른 북한과 국제사회의 외교적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고 예상했다. 전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인권결의안 문제를 핑계 삼아 곧바로 4차 핵실험을 단행하기는 어렵다"며 "핵실험을 할 경우 인권결의안에 반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유엔 안보리에서 인권결의안 문제가 논의될 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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