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원 당권 도전 검토설… 전대 구도 변화 신호탄?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의 ‘당권 도전’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갈등을 보이고 있는 야당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세론’이 당 전체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의원의 출마는 당권 경쟁 구도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김 전 의원이 전대 출마를 결단할 경우 문재인 의원과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됨에 따라 친노-비노간 대립도 한층 격해질 것으로 보여 그의 최종 결정이 더욱 주목된다.

김 전 의원은 내년 2월 전대 출마와 관련해 “주변의 많은 출마 권유가 있다”면서 “12월 초 쯤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당의 전대가 여전히 친노냐 비노냐의 구도로 흐르는 것에 대한 큰 우려를 안고 출마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그는 차기 당대표 유력 후보인 친노계 주자 문 의원을 향해 “(신문 인터뷰에서) '친노를 해체할까요'라고 하던데 '할까요'가 아니라 해야 한다"며 "친노의 총괄 책임자로서 반성적 행위가 우선되고, 이러한 내용을 갖고 전대에 당당히 나서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김 전 의원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그간 당 대표 도전 여부에 뜸을 들이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김 전 의원이 전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읽히며 벌써부터 당에서는 계파간 손익계산이 분주할 정도다. 파괴력이 간단치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 전 의원은 일찌감치 비노 진영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현재 당권 도전이 유력한 ‘빅3’(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의원)에 대항할 유일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상임고문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당 내 비주류에서는 계파색이 얇은데다 대구 출신이라는 점을 그의 최대 장점으로 보고 있다. 이 장점들만으로도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실제 김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문 의원의 전대 불출마 종용만 외치고 있는 비노 진영의 세력을 결집해 전대에서 승산 있는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의 볼모지’인 대구에서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역구도 타파에 힘써왔다는 점에서도 그는 ‘다크 호스’다. 계파 갈등이 치열해지며 당 지지율이 곤두박질 상황에서 그가 전대에 나설 경우 당 개혁 바람의 아이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전대에 나서 각 후보들과 합종연횡을 도모해도 친노 진영의 조직력과 응집력을 꺾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더구나 원외라는 점도 약점인데다 대구 출신인 그가 당의 중심인 호남 민심을 어떻게 끌어오느냐 하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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