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왼쪽부터)·박지원·정세균·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가 두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 유력 후보군의 발걸음이 한층 바빠지고 있다. 당내 활동에 이어 당밖의 장외정치에도 눈독을 들이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들 후보군은 이제 선거전 초입에 들어선만큼 아직 서로를 공격하는 모양새는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물밑에서 밀고 당기는 신경전은 이미 가열된 지 오래다.

현재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 등 이른바 '빅3'는 지난 주말 각 지역을 돌며 접촉면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먼저 문 의원은 지난 21일 부산 벡스코를 찾아 게임산업 박람회를 둘러본 데 이어 22일 봉하재단 이사회 참석차 경남 김해를 찾았다. 저녁에는 창원에 들러 지역 당원 등과 만남을 가졌다. 문 의원은 23일에는 서울 홍대 앞 한 카페에서 '곰신(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성을 뜻한다)' 간담회를 열고 군 장병의 여자친구들이 느끼는 고충을 직접 청취했으며 25일에는 서울외신기자클럽과의 토론회에 나서 동북아 정세를 포함한 통일·외교 관련 현안을 언급할 예정이다.

전대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박지원 의원도 신발 끈을 동여매고 있다. 그동안 대권-당권 분리론을 제기하며 문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해왔던 박 의원은 지난 21일 지역구인 목포와 전남 지역을 돌며 대학 특강 등의 일정을 마쳤다. '금귀월래(금요일에 지역구에 내려갔다 월요일에 서울로 올라온다)'라는 자신이 세운 원칙에 따라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박 의원은 대권-당권 분리론을 앞세워 문 의원을 압박하고 있지만 문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이야기는 국민 보기에 한가하게 보일 수 있다"며 즉답을 피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친노 좌장인 문 의원과 비노 진영의 박 의원 사이에 범친노인 정세균 의원도 열심이다. 그는 앞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너진 당을 제대로 재건하고 수권 능력이 있는 야당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당을 맡아 헌신해야 된다"며 "제가 그런 후보군 중 한 사람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헌신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전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22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청과 구의회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수원에 있는 한 교회의 추수 감사 행사에 참석하는 등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정 의원은 문 의원과 박 의원의 출마-불출마 논쟁에선 일단 발을 빼고 있다. 하지만 문 의원이 만일 불출마로 돌아설 경우 정 의원은 친노의 집중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은근히 속으로는 문 의원 불출마를 기대하고 있을 수 있다.

이들 빅3는 일단 지방을 돌며 지지세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신의 근거지부터 차근차근 다져놓겠다는 것이다. 연말까지 지방이나 대학 특강 등을 통해 유리한 여론을 조성한 뒤 중앙무대에서 한판 승부를 벌여보겠다는 계산이다.

한편 '마이 웨이'를 선언하며 장외로 돌고 있는 안 의원은 측근들을 다시 규합하며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아직 전당대회 출마에는 부정적인 분위기다. 이들 외에 정동영 고문과 박영선 추미애 의원 등도 출마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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