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카드'에는 친노계와 각을 세우고 있는 비노 비주류계 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여권 또는 야권 후보로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모두 있다"며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여야가 모두 반 총장을 끌어들이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동안 친노와의 결별을 전제로 한 '제3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제기해온 만큼 반 총장 영입에 더욱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권노갑 새정치연합 상임고문도 야권 대선주자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상임고문과 함께 반 총장을 언급한 바 있다. 동교동계 전현직 의원들도 이 뜻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일부 야권 인사들은 반 총장의 측근을 자처하는 인사들과 '물밑 접촉'을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 중진 의원은 "실제 측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반기문 사람'이라고 자칭하는 인사들이 최근 야권 인사들과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반 총장이 야권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반 총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부 차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거쳐 지금의 유엔 사무총장에 올랐다.
하지만 반 총장 영입에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하다. 노선과 이념 등에서 야당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명성'과 '출신'을 따지는 친노 강경파는 반 총장 카드에 떨떠름한 반응이다. 한 의원은 "문재인, 안철수 의원에 박원순 시장 등 야권의 대선 주자 후보군이 두텁기 때문에 성향도, 정체성도 애매한 관료 출신에게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비노 인사는 "당권과 조직을 감안하면 현재 구도로는 문재인 의원이 차기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친노는 반 총장 영입에 부정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