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김 대표 공개 비판… 친박 목소리 대변
친박-비박 균열 속에서 존재감 부각 의도도
홍 의원은 이날 “김 대표가 너무 서두르지 않았나, 제가 보니 (김 대표) 주변인들이 ‘빨리 치고 나가자’ ‘타임스케줄에 의해 빨리 빨리 행보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조언한 듯하다”면서 “(그런 부분 느꼈는데) 실수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고, 이런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제가 의미한 정치 스케줄은 김 대표 개인의 정치적인 스케줄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김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야심만을 위해 개헌 발언을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김 대표의 측근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당원과 국민은 김 대표 개인의 정치적인 욕심이 앞서서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제 등 민생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불안하게 생각한다”며 “김 대표 본인도 ‘잘못했다, 실수했다’고 했는데, 이 말마따나 뼛속까지 반성하는 모습으로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전날에도 김 대표를 향해 일침을 날렸었다. 그는 청와대가 김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에 대해 언급하며 “(청와대는) 김 대표는 실수라고 했지만 대권을 향한 판도라의 상자를 너무 일찍 열었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의 분노를 대변했다. 이에 비박계인 조해진 의원은 김 대표에 대해 공개 경고장을 날린 청와대의 행태를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사실 김 대표를 겨냥한 홍 의원의 저격수 행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홍 의원은 김 대표가 보수혁신위원회 위원장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앉히고, 비박계 색채가 짙은 조직강화특별위원 구성을 시도하는 등 사실상 당 내 친박계를 소외하려는 움직임을 벌여온 데 대해 연일 직격탄을 날려왔다. 이를 두고 한 당 관계자는 ”김무성 체제 후 친박-비박간 균열이 초래되면서 홍 의원이 친박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려는 의도가 없지 않아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만약 사퇴할 경우 보궐선거가 실시되는데, 이 경우 지난 전당대회에서 5위를 차지해 아깝게 떨어진 홍 의원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홍 의원은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를 정립해나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홍 의원은 당내 외의 이러한 시선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저는 국회 미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위원장을 하고 있고, 미방위원장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최고위원을 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김 의원의 사퇴가 공식화해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고 해도 선거에 출마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