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안보협의회서 논의한 北核관련 작전계획은]

한미 군사적 대응방안 '전략→작전→전술적 차원'으로 진화

北 미사일에 대해 '탐지→요격→교란→타격' 4단계로 대응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한미 양국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한 작전 계획을 수립하도록 승인했다. 북한이 핵이나 생화학 무기를 통한 대남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한국이 단독으로 선제 타격에 나서고 미국이 이를 지원하는 식이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를 탐지→요격→교란→타격의 4단계 체계로 나눠 북한의 대남(對南) 핵 미사일 공격이 임박하면 한국군이 단독으로 사거리 500km와 800km급 탄도미사일과 타우루스 공대지미사일로 대북 선제타격에 나서기로 했다. 북한이 공격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미사일을 발사해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미군은 우리의 공격을 지원하는 작전을 벌이게 된다.

이 관계자는 "핵이나 생화학무기를 탑재한 북한 탄도미사일의 공격은 국가의 존망과 직결된 문제"라며 "이에 대한 한미 양국의 공동 군사적 대응방안을 더 구체화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의 군사적 대응방안이 '전략적 차원(맞춤형 억제전략)'에서 '작전적 차원(북 미사일 방어작전 개념)'을 거쳐 '전술적 차원(군사작전 계획)' 단계로 진화됐다는 해석이다. 우선 '탐지' 단계에서는 북한 기지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의 미사일 발사 상황 등 북한 미사일의 각종 '표적 정보'를 한미 양국이 공유하고 처리 방향까지 작전 개념에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미사일 탐지 임무에는 미국의 조기경보위성(DSP)과 정찰위성, 한국의 다목적 실용위성과 군사정찰위성, 무인정찰기 등 양국의 정보 감시전력이 총동원된다.

또 북한의 신종 비대칭무기인 300㎜ 방사포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군은 차기 다연장로켓 군사위성과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등 정찰 무기도 2020년까지 전력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북한은 300㎜ 방사포의 최대사거리를 200㎞까지 연장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휴전선 인근을 기점으로 계룡대까지도 사정거리에 포함된다. '요격(방어)' 단계에서 한국군이 구축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가, 미국은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한국 배치를 추진 중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가 각각 임무를 수행한다. 2020년 중반까지 구축될 KAMD 체계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으로 구성된다. 한미 양국의 방어체계를 모두 동원한다는 측면에서 큰 위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교란'과 '타격' 단계에서 한국은 2020년대 중반까지 구축하는 '킬 체인(Kill Chain)'을, 미국은 정밀유도무기와 B-1, B-2 전략폭격기 등을 각각 투입한다. 킬 체인 구축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으로는 군사정찰위성 5기 확보, 고(高)고도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 호크 국외 구매, 사거리 500∼800㎞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개발, 사거리 600㎞인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타우러스급) 도입 등이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 징후에 한국군이 선제 타격하는 것도 이 단계에 포함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방어와 관련된 새로운 전략문서는 내년부터 양국이 공동 작업해 2020년대 중반에 완료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회의를 통해 양국은 핵과 생화학 탄두를 포함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맞춤형 억제 전략'의 근간을 수립해 군사적 수단의 운용 방법과 대응 개념을 처음으로 정리했다는 평가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전·평시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단계에서 실제 사용하는 단계까지를 상정한 단계별 전략으로 올해 키 리졸브 연습 때 처음 적용됐다. 아울러 대북 미사일방어 체계 구축은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의 핵심요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SCM까지 작전적 수준의 미사일 작전 개념을 구체적으로 만들었다"면서 "(앞으로) 우리 전력과 미국 자산을 어떻게 운영할지, 탐지와 교란, 파괴 단계에서 전술적 수준의 작전계획을 발전시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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