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020년대 중반쯤" 공동성명 명시 않고 구두 발표

美 '전환 조건 구비 시기 유동적일 수 있다' 입장 취한 듯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한미 양국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합의 과정에서 미국은 협상 막판에 전작권 전환의 구체적 시점을 특정해서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명시하는 것에 다소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린 제46차 SCM은 당초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시기를 언제까지 연기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하지만 전환 시점은 명기되지 않았고 조건에 기초한 전환에 합의했고 결국 양국 실무자들 간에 2020년대 중반쯤이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구두로 비공식적인 시점만 상정한데 그쳤다.

우리 측은 전작권을 자주 국방을 위한 '군사주권'으로 인식하는 국민 여론이 비등하기 때문에 목표 연도를 도출하지 못하면 대내적으로 여러 논란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목표연도를 확정하자고 주장했지만, 미국 측은 시기에 대한 표현은 한국 측에 일임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전작권 전환 조건으로 제시한 한국군의 대북 억제력 확충 등과 관련, 전환시기를 확정짓더라도 그 시기를 재차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기가 유동적일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우리 측이 한국군의 핵심 능력이 갖춰지는 시기로 2020년대 중반을 얘기했고 미측도 공감했다"면서 "미측은 (목표연도에 대한) 표현은 우리보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전환 연도를 명시하지 말자고 어느 쪽에서 제의했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상호 공감한 것"이라며 "1차 고위급협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서로 생각을 내놓았다. 누가 먼저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막판 쟁점은) 조건과 시기를 표현하는 문제였다"면서 "구체적인 협상 과정을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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