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뺑소니' 논란에 휩싸인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정감사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총재가 27일 국감 출석 의사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 총재는) 출국 전 국감 날짜를 바꿔준다고 할 때 묵묵부답이다가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고 국감을 이틀 앞두고 기습 출국하더니 일을 마치고 출석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라며 "수험생이 시험날짜를 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총재는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인 21일 제9차 아태지역 적십자회의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일정은 4박5일. 27일 국감에 출석하겠다는 건 남은 일정을 모두 소화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복지위는 김 총재 국회 출석을 의결한 적십자사 국감을 오늘(23일) 오후 3시 개최한다. 김 총재의 출석을 기다리겠다"며 "오지 않으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결국 대한적십자사를 대상으로 한 국감은 김 총재의 불출석으로 사실상 불발됐다. 복지위는 국감이 시작하는 오후 3시까지 국감장에서 기다렸으나 김 총재가 나타나지 않자 토론을 벌인 끝에 김 총재 없이는 국감을 치를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

한편 김 총재는 베이징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좌충우돌 행보를 보여 다시 도마에 올랐다. 김 총재는 지난 20일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알렸다. 그는 하루 만에 다시 메일을 보내 일정 때문에 오찬이 어렵겠다며 일방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이후 김 총재는 일부 매체 기자에게만 따로 연락해 간담회를 갖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자가 항의하는 등 논란이 거세지자 김 총재는 간담회 자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총재는 베이징에서 특파원단이 요청도 하지 않은 기자간담회를 실시하겠다고 했다가 돌연 취소하고, 다시 일부 기자들만 불러 간담회를 갖겠다며 우왕좌왕했다고 한다. 중국에 간 이후에는 국회에서 건 전화도 안 받고, 기자들의 전화도 안 받고 있었다고 한다"면서 "베이징을 표류하듯 떠도는 김 총재는 국가적 망신을 중단하고 이제 그만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김 총재 사임을 검토하라고 말한 뒤 "그에 앞서 김 총재의 자진사퇴를 진심으로, 마지막으로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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