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재명 성남시장 블로그
판교 공연장 환풍구 참사 책임 소재를 두고 이재명 성남시장과 여당 의원들이 맞부딪쳤다. 22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해 책임 소재를 집중적으로 추궁한 가운데, 이 시장의 태도가 논란이 됐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환풍구의 시공·감리·준공검사의 문제점과 사고 수습 과정에서 경기도와 성남시가 빚은 혼선과 책임 회피 등에 대해 따져 물었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새누리당 소속, 이 시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라는 점에서 여야의 책임론이 겨냥한 과녁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은 "남경필 지사는 무한 책임을 가진다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이 시장의 책임 회피성 발언은 당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이 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의 책임은 이 시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시설물 관리와 안전 요원 배치의 책임이 성남시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 시장을 계속 몰아세웠다. 이 시장이 "답변드리겠다"고 말했으나 강 의원은 "질의 다 끝나고 답하라"며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어진 새누리당 의원들의 질의에 이 시장은 "시간을 조금만 할애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대답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이에 이 시장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를 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 웃을 수 있느냐"며 "국감에 앞서 희생자 16명을 위해 묵념했는데 지금 실실 쪼개고 있느냐"고 고성을 지르며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실실 쪼개지 않았고, 기가 막혀 웃었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 시장이 "질문을 했으면 답변할 시간을 줘야지 않느냐"고 맞서자 감사장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결국 진영 안전행정위원장이 나섰다. 진 위원장은 "국민을 대표해 답변하는 것이고 국민과 시민을 위해 답변하는 것"이라며 "성실하게 답변하라"고 주의를 줬다. 그러면서 진 위원장은 "답변할 기회가 없으면 억울할 수도 있다"면서 "이런 경우 위원장에게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면 답변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이 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정청래 의원까지 나서 태도를 지적하자 이 시장은 사과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신중하지 못한 답변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마지못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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