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안철수(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동시에 거론하며 일침을 놓았다.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안 고문이 대통령과 여당 대표를 싸잡아 비판한 건 최근들어 볼 수 없었던 일이다. 당 내부 일에는 한발 비켜서 있지만 여전히 야권의 울타리 내에서 여권 핵심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해가려는 속내가 읽힌다.

안 고문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을 향해 “한번 꽂히면 돌에 새기듯 바뀌지 않는 도그마가 있다”며 구체적 예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연계, 법인세 감세 등을 거론했다. 안 고문은 “국민 평가와는 반대로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걱정되는 분야는 외교”라고 지적한 뒤 “(박 대통령은) 하고 싶은 일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소통 부재가 가장 큰 문제점이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안 고문은 이어 중국 방문 중에 개헌 논의 불가피론을 언급한 김 대표를 겨냥해서는 “아무리 당 대표라도 국감 기간에 외국에 나가서 개헌 얘기를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위험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개헌론에 찬성의 뜻을 표했던 문재인 의원이나 우윤근 원내대표와는 각도가 다르다. 개헌 논의를 반대한다는 것은 아니나 시기와 장소가 적절치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안 고문은 자신의 지난 정치 행보에 대해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 돌아보면 후회되는 것이 제 전문 분야가 아닌 ‘정치개혁’을 들고나온 것”이라며 “저는 경제와 교육에 전문성이 있다. 사람들도 ‘삼성 동물원’과 같은 얘기를 더 기대했을지 모른다. 당시 경제와 교육개혁을 가로막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해서 정치쇄신 얘기를 했는데 되레 오해를 받았다”고 후회했다.

안 고문은 또 “대선 때부터 지금까진 내게 맞지 않는 역할을 했다. 이제부턴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면서 “전문 분야인 경제와 교육에 집중해서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해주지 못한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정치가 해결해주지 못한 것들이라는 주제로 지역을 돌며 시민들과 직접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 현안이나 당무에 깊숙이 개입하기보다 정치인 이전처럼 지역이나 대학 캠퍼스 현장 등을 돌며 일반 대중과의 접촉면을 늘려 이미지 쇄신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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