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식통 "가뭄ㆍ연료난으로 전력난 심각… 열차 운행에도 차질"

2010년 기준 북한의 총 발전량은 남한의 5%에 불과하다. NASA에서 찍은 동아시아 국가의 야경 중 한반도 부분을 확대한 사진.
북한의 전력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가뭄과 연료 부족으로 주요 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력난을 겪고 있다고 데일리NK가 보도했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때문에 주민에게 전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열차 운행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몇 달간 이어진 가물(가뭄) 피해 때문에 수력발전소 저수량이 급격히 줄어 바닥을 보이고 있다"며 "청진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도시들에 전기 공급이 수주일째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공급되지 않는 전기마저 모두 가을걷이(추수)를 앞두고 농촌 탈곡장에 우선 공급되다보니 도시에서 불빛은 전혀 볼 수가 없어 마치 암흑천지와 같다"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북에서 가장 큰 수력발전소인 서두수발전소는 '속도전' 구호에 따른 부실공사로 인해 물이 많이 새는 데다 올해는 가뭄까지 겹쳐 전력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진화력발전소는 열차 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간에 맞춰 연료를 운반하지 못해 전력 생산이 급격히 줄었다. 소식통은 "회령에 있는 중봉탄광에서 청진으로 운송이 안 되고, 탄광 설비 노후화로 생산량도 예전의 10분의 1 정도 수준"이라면서 "현재 5기 중 1기만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주민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소식통은 "절전으로 양수기 가동을 못해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주민들이 우물을 이용하다보니 대장염을 비롯해 설사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그것마저 부족해 아침저녁으로 물 받는 것이 전투 같은 상황"이라고 현지소식을 설명했다.

전력난으로 철도 운행에도 차질이 생겼다. 평양-무산 급행열차는 보통 3, 4일이 걸리고 국제열차인 평양-두만강 열차까지도 구간별 정전으로 가다 서다를 수십 번 반복하다 종착역까지 가지 못하고 중도에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생산용(공장전기선) 전선에 '코걸이'를 하거나 해당 공장기업소에 돈을 주고 '도둑전기'라도 썼는데, 지금은 공장마저 전기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에 가정용 배터리 충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코걸이'는 간부 집이나 공장기업소에 공급되는 전선에 다른 선을 연결해 전기를 끌어 쓰는 방법이다

소식통은 주민이 "조선은 정말 'ㄹ'(리을)자가 없는 나라다. 물, 불, 쌀에 해당한 '리을'자 받침만 왜 없냐"면서 "신문에는 전기 생산을 늘렸다고 보도하는데 그 전기는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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