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친노 위주로 꾸려지자 비노계 부글
안철수, 민집모, 구당구국 행보에 분당설 기승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5일 기자간담회를 위해 국회 의원회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조옥희 기자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중도 비노 진영의 집단 탈당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분당설도 제법 무게감 있게 들리는 상황이다.

탈당, 분당설, 제3당 창당설 등 당의 위기를 반증하는 각종 ‘설(說)’의 중심에는 중도 비노진영이 서 있다. 당의 무게 중심이 친노계 위주로 흐르고 있는데 대한 불편한 심기가 이같이 표출되는 것이다. 실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원들과 혁신위원장, 원내대표까지 범 친노계로 구성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내년 초 전당대회가 친노의 세력 복귀 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노계 의원들이 다급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치 계파 중에 친노계만큼 결속력이 뛰어난 집단도 없다. 그만큼 폐쇄적이고 배타적이다. 그런 친노진영이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잇단 패배의 책임을 지고 뒤로 물러서 있었다. 친노들이 2년여 기간 동안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비주류로 있을 때 김한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등 비노진영은 민주당에서 새정치연합으로 간판을 바꾸는 등 주도권을 행사했다. 그 사이 친노는 당의 주요 현안 논의 과정에 배제됐고, 양당 통합과정에서 비주류로 전락하기도 했다. 친노계가 중도 비노진영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비노 진영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느낌이다. 안철수 상임고문은 15일 돌연 기자 간담회를 열고 향후 정치 활동 계획을 밝혔다. 비대위에 참여하지도 않고 측근인 송호창 의원을 조직강화특위에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당권 도전을 위한 내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사가 아니다”며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과 ‘거리두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 고문의 탈당 행보가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만일 안 고문이 탈당할 경우 그 파괴력은 상상하기 어렵다. 김한길-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당내 중도파의 동반탈당 가능성도 있고, 나아가 신당 창당까지 이어져 야권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안 고문이 당 내외 인사와 꾸준히 만남을 가지며 스킨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정대철 상임고문은 아예 분당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주장했다. 비노계 원내외 중진들로 이뤄진 ‘구당구국(求黨求國)’ 모임을 주도하는 정 고문은 지난 14일 언론에 “당을 끝까지 고치려고 노력하다가 안 되면 신당 창당의 모습을 띤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개혁 노력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사실상 ‘당 해산 뒤 리모델링에 가까운 개혁 후 신당 창당’을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구당구국 모임 안에서는 친노가 당 권력을 잡을 경우 분당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상당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집단 탈당 및 분당이 현실화하기엔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개가 아니다. 정치적 명분이 확보돼야 한다. 가령 친노에 대한 국민적 외면이 커지거나 총선 및 대선 패배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여야 이같은 시나리오가 수면 위로 본격 떠오를 수 있다. 자칫 섣부른 행동은 야권 분열만 초래할 수 있다. 비노 진영이 이를 모를리 없다.

때문에 일단 비노진영은 친노에 맞서기 위해 '탈당설'을 세력 결집 차원에서 이용하는 측면도 있다. 애드벌룬을 띄워 친노진영을 견제하면서 당내에서 목소리를 키워가자는 것이다. 물론 정치만큼 변화무쌍한 것도 없다. 어떻게 상황이 급변할지는 알 수 없다. 현재로서는 변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게 대부분이지만 내년 초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돌발적인 변수가 발생할 경우 전혀 새로운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 지금 정 고문과 안 고문의 언급도 이와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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