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일 끝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여성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원내교섭단체 정당의 원내대표에 오른 지 5개월 만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당 소속 전체 의원에게 보낸 이메일 서한에서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폭풍의 언덕에서 힘들어 할 때 격려해 주신 많은 동료 의원과 힘내라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7ㆍ30 재보선 참패 이후 임시 당대표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아 당 혁신 작업을 진두지휘했다.그러나 세월호법 처리와 관련해 여당과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당내 반발에 부딪혀 재협상을 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어 재협상안에도 사인했지만 이마저도 친노진영 등 강경파에 밀려 또다시 재재협상에 나서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는 본인이 두 번이나 협상안에 합의했으면서도 광화문 거리에 나가 '세월호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모순적인 촌극을 빚기도 했다.

여기에다 지난달 초 새누리당 출신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임시 당 대표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계획이 사퇴의 결정타가 됐다. 강경파를 비롯한 상당수 의원들이 이 교수의 과거 발언 등을 문제삼아 반대하면서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완전히 땅에 떨어졌다. 그는 결국 비대위원장직 사퇴와 함께 '세월호 특별법 수습을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한 뒤 그 결과에 관계없이 사퇴한다'는 당내 전수조사 결과를 명분으로 탈당 의사를 철회하고 당무에 복귀했다.

이와 관련, 박 원내대표는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한 지금 우리당이 겪고 있는 고통은 치유되기 힘들 것이라고 어렵사리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교수 영입 문제를 두고 비대위원장직을 포함한 박 원내대표의 당직 사퇴를 요구한 강경파와 진보 성향의 일부 계파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최근 타결된 세월호특별법 제정 협상과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진상 규명이 가능한 법을 가능한 한 빨리 제정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끌고 온 협상 과정에서 제가 받은 비난들 중 상당 부분에 대해 드릴 말씀도 많지만 그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며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사퇴로 새정치연합은 정기국회 기간 원내대표단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비상대책위에서 후임 원내대표 인선 논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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