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가감 없이 쓴소리를 했다. 사진=이선아 기자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7.14전당대회 이후 한동안 목소리를 내지 않던 서 최고위원은 29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야당과 만나 대화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한 데 이어 30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보수혁신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당을 그렇게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서 최고위원의 잇단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놓고 본격적인 정치 재개의 신호탄이란 관측이 많다.

서 최고위원은 3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출범한 혁신위 구성과 관련, "당의 민주화를 주장하던 사람들이 지금 당 상황이 바뀌었다고 혁신위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어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도 당을 그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고 (김 대표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혁신위 구성 부분에 대해 사전에 최고위원들과 협의하고, 최고위원들에게도 인사 추천을 밟는 절차를 지켜야 한다"며 "새 지도부 출범 후 자칫 당내 갈등으로 비칠 우려가 있어 말을 자제해 왔지만 앞으로는 그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다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혁신위 구성에 대해 일관되게 비판의 자세를 취했다. 서 최고위원은 "어느 때는 독선·독주한다고 이야기 해놓고, 지금 와서 당의 얼굴이 바뀌었다고, 또 전철을 밟아서 자기들하고 친한 사람들을 데려다가 인사를 한다면 그것 자체가 개혁이 아니다"면서 "잘못하다가는 당내 큰 불화를 가져오는 위원회가 안 되길 바랄 뿐"이라고 김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서 최고위원의 지적대로 보수혁신위에 포함된 위원들 중 친박계 인사는 드물다. 김 대표가 혁신위를 김문수 위원장 등 비박계 중심으로 꾸려, 여의도 정가에서는 "혁신위가 친박계 말살용"이라는 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이처럼 당내에서 친박계의 입지가 좁아짐에 따라 '맏형'인 서 최고위원이 반전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전당대회 이후 '김무성 체제'가 생각보다 빠르게 세를 확장해가면서 친박계 내부에서는 김 대표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서 최고위원이 이에 대해 총대를 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 최고위원은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원내대표에게 "당 선배로서 말씀드린다. 야당에 세월호법 카드가 없더라도 만나라"며 이 원내대표에게 주문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 원내대표는 이를 바로 수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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