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남북 만나 현안 논의 필요"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참석해 만찬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조연설 앞둬

동표 200여명 유엔본부 앞 환영 집회도

박근혜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하고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도 함께 미국 뉴욕의 유엔 사무총장 관저에서 만찬을 가졌다.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도 함께 미국 뉴욕의 유엔 사무총장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JFK국제공항을 통해 뉴욕으로 도착한 직후 숙소에 짐을 풀고서 곧바로 반 총장과 만났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면담한 이래 1년 만이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및 국제 현안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서 반 총장이 "바로 오셔서 쉬시지도 못하고 이렇게…"라고 말을 건네자 바로 박 대통령은 "괜찮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또 반 총장이 캐나다 국빈방문 성과에 대해 언급하자 박 대통령은 "결실이 많았다. (FTA는) 9년이 걸렸다.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이뤄진 구체적인 대화에서 박 대통령은 "지난 8월 북한 측에 제2차 고위급 회담 개최를 제의했고, 북측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며 "남북한이 만나 현안 과제들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해결,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인프라 구축, 남북주민간 문화·학술교류 등 동질성 회복 등을 통해 남북간 협력의 통로를 넓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작은 부분부터 차근차근 협력을 이루어 나가며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화답했다. 반 총장은 또 우리 정부가 유엔의 대북 지원사업인 모자보건사업 등을 위해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국제기구에 1,400만달러 기여 등 지원과 지지를 한데 대해 사의를 표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공적개발원조(ODA) 등 개발지원의 효과성과 신뢰성 증가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박 대통령은 "한국의 ODA 지원 공약을 재정사정상 다 맞추지는 못하고 있지만 꾸준히 증가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유엔 기후정상회의 전체회의에 참석해 유엔 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한다. 박 대통령은 이 회의 전체회의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반 총장은 "내년 파리에서의 기후변화대응 국제적 조치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중요한 회의"라고 강조하며 박 대통령이 이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으며, 박 대통령은 "응분의 기여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반 총장은 이와 함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에 한국사회의 적극적 동참을 희망했으며,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대응을 위해 오는 25일 소집한 유엔 회의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여러 정상들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전햇다.

박 대통령은 내년 5월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인 세계교육포럼과, 다음달 열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에 반 총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반 총장과 만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6일 미국 순방 때 반 총장과 유엔본부에서 면담했고, 같은 해 8월 23일에는 방한한 반 총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또 같은 해 9월 5일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당시 반 총장과 면담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때 반 총장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당시 강행군으로 인한 몸살 탓에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유엔본부 앞에는 박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는 집회가 열렸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 재향군인회 미북동부지회 등에 소속된 200여명의 동포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믿는다' '유엔 방문을 환영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전날 캐나다에서는 '수사권 기소권 포함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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