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실현할 분위기 조성돼 온건파 세력 모아 도약할 기회
'정책네트워크내일' 재정비… 새정치연합 변화 관망

안철수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19일 정계 입문 2년을 맞았다. 7·30 재보선 이후 정치 행보를 자제해왔지만 최근의 행보는 어딘가 의미심장한 구석이 적지 않다. 정치 재개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안 고문은 이달 1일과 3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같은 날 열린 의원 총회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추석 연휴 후에는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에 대해 안 고문 측은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안 고문은 여전히 여러 이야기를 듣는 개인 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끔 의원실에도 들른다"면서 "당 상황이 어려운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에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어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당분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혼란 스러운 당 내 상황을 고려해 당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안 고문은 외부비대위원장 영입 파문으로 촉발된 당의 최대 위기를 수습하자는 자리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안 고문은 18일 비대위원장 추천단 회의에 불참했다. 안 고문은 회의에 앞서 "예정해 놓은 일이 있어 참석할 수 없다"는 뜻을 박영선 원내대표 측에 전달했다고 전해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는 상황에서 이번 비대위 체제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분의 자세로는 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안 고문의 잠행이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같은 표면적인 행동과는 다른 수면 아래 움직임도 있어 주목된다.

안 고문은 2년 전 정치에 입문하며 새정치를 강조했지만 재보선 패배로 당 대표직을 내려놨다. 그런 그에게 현재 당 상황은 아이러니하게도 '새정치'를 실현할 토대로 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가 숨죽인 사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 파동으로 친노(친노무현)계 수장 문재인 의원이 정치적 타격을 크게 입었고, 당내 온건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야당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은 박 원내대표의 말처럼 적나라하게 노출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안 고문이 당내 온건파 세력을 모아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안 의원이 개인적인 활동차원에서 보폭을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안 의원은 그간 당 외부 주요 인사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뿐 아니라 당 내 다양한 계파 의원들과도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공동대표를 수행했던 김한길 의원도 여전히 안 고문과 소통하며 당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또 지난 3월 구 민주당과 합당 이후 방치했던 자신의 연구소 '정책네트워크 내일'에 대한 재정비 작업에도 들어갔다. 최근에는 언론을 기피한다는 인상에서 벗어나려는 듯 기자들과의 소통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고, 의원실 홈페이지나 SNS 등 소통 창구도 손을 봤다.

안 고문의 이 같은 움직임이 새정치연합의 미래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지, 안철수 발(發) 야권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 가늠키 어렵다. 이 과정에서 당내 라이벌 격인 친노진영이 보고만 있을 리도 없다. 격돌 가능성도 크다. 그 과정에서 분당이나 제3지대 새로운 정당 창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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