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 2명 "대리기사 집단폭행 말리려다 함께 폭행 당해"

유가족 측 "팔 깁스·치아 부러져… 쌍방 폭행이었다"

다른 목격자 2명은 "쌍방폭행 아닌 일방폭행" 동일 진술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과 대리운전 기사 간에 폭력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려 진실공방으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동석해 있던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폭행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사건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17일 0시44분쯤 여의도 KBS 별관 앞에서 김병권 가족대책위 대표, 김형기 수석부위원장 등 세월호 유가족 5명이 대리기사 이모씨를 집단 폭행하다 이를 말리던 행인 2명과도 시비가 붙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해당 대리기사는 김 의원이 자신을 부른 뒤 30분이 넘도록 기다리게 했고 "안 가실거면 돌아갈테니 다른 기사를 불러라"고 말하자 "국회의원에게 공손치 못하다며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행인 김모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있던 김현 의원이 대리기사와 말다툼이 있었고, 이후 유가족 일행이 대리기사를 때리는 것을 보고 말리려다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등 행인 2명은 여의도 모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유가족들도 이 과정에서 김씨 등 행인 2명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 측은 "김 위원장은 팔에 깁스를 했고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치아 6개가 부러졌다"며 일방적 폭행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갔다가 현재 안산 한도병원에 입원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 중에 치아가 4개 이상 부러진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건 목격자 2명은 경찰에 "유가족 측이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과정에서 발로 차려다 헛발질을 해 넘어지면서 다친 것"이라면서 "쌍방 폭행이 아닌 술에 취해 있던 유가족 측의 일방적 폭행이었다"며 동일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현 의원 측은 "김 의원의 부상이 어느 정도냐"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날) 좀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김 의원 부상이) 심한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주장이 상당히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현장 CCTV를 입수해 확인 중이며 추가로 조사해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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