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 외무상 뉴욕行 이어 北 고립 탈피 잰걸음

이달 중순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에 이어 북핵과 대미외교 등 북한의 외교정책을 주도해 온 강석주(75)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가 곧 유럽을 순방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강석주는 1994년 북한의 핵동결과 핵사찰·핵시설 해체의 대가로 경수로와 중유를 받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네바 합의를 이뤄내는 등 뛰어난 대외협상력을 가진 북한 외교의 거물급 존재인 점에서 그의 유럽 순방의 임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2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강석주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부터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를 차례로 방문한다. 벨기에에서는 유럽연합(EU) 측과의 일정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강석주의 해외순방은 북한이 외교적인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은 형식적으로는 방문국 정당과의 당 대 당 교류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로 방문국 정부 인사와의 면담 일정도 구체적으로 잡혀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강석주가 유럽에서 미국이나 일본측 인사들과 비밀 접촉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특히 강석주가 스위스를 방문하는 11∼13일에는 일본 총리실 납치문제대책본부 수장이 10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납북 일본인 문제를 주제로 하는 세미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북일 간 고위급 접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강석주의 유럽 방문 기간 북미·북일 접촉 가능성 등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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