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변화 없인 5·24 조치를 해제 안해"

북한이 1일 오전 10시30분쯤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달 14일 신형 전술 미사일 발사 이후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기간 중엔 잠잠하다가 훈련이 종료된지 4일 만에 다시 도발을 감행했다.

더욱이 북측의 이번 발사는 우리 측이 2차 고위급 접촉을 제의해 놓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볼때 향후 남북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응원단 방문은 비록 무산됐지만 민족의 명절인 추석과 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 기대감이 그나마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10시 30분쯤 자강도 용림 인근에서 동쪽으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은 가운데 단거리 발사체로 추정되는 1발을 발사했다"며 "사거리는 220여㎞ 내외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이 발사체는 동해 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중국 국경 60여㎞ 남쪽인 자강도 용림 인근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발사체의 종류와 발사 의도를 분석 중이며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합참 관계자는 "발사체의 궤적으로 볼 때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며 "신형 전술미사일이거나 사거리를 조정한 스커드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끝나자 북한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종류의 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월 21일부터 이날까지 300㎜ 신형 방사포와 스커드 및 노동 미사일, 프로그 로켓, 신형 전술미사일 등 108발의 중·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올해 들어 18번째로, 이번 발사는 지난달 14일 신형 전술미사일 등 단거리 발사체 5발을 원산 일대에서 발사한 이후 18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는 5·24 조치를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5·24 조치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북한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5·24 조치 해제 문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또 임 대변인은 북한이 2차 고위급 접촉에 응하지 않아 사실상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이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추석을 계기로 상봉이 이루어졌더라면 제일 좋았겠지만 추석이 지나도 너무 추워지지만 않는다면 상봉 행사는 이뤄질 수 있다"며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북한이 우리 제의에 호응해 여건이 좋을 때 상봉 행사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이달 방미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이것이 남북관계 개선과 화해 협력, 그리고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원칙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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