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부터 친노진영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김영오(왼쪽)씨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동조 단식에 들어간 문재인 의원. 사진=양태훈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세월호 정국에서 여야 합의안 거부와 함께 장외투쟁과 단식 등을 주도한 친노진영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친노의 강경 투쟁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여야 재합의안 통과 등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 내부의 강온 노선간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촉발되는 양상이다.

먼저 장외투쟁과 단식 반대 입장을 밝힌 새정치연합 의원 15인이 28일 일제히 언론 인터뷰를 통해 친노인사들을 맹비난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강경파가 득세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선 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당내 강경파로 사실상 친노(친노무현)계를 지목하며 그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조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장외 투쟁 내부에는 복잡한 당내의 계파 갈등이 존재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실질적으로 당내에 그런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조금 있다. 그리고 특정 패권화된 계파 세력들도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 계파가 친노인가’라는 질문에 조 의원은 “그것은 아마 국민이 잘 평가를 하실 거라고 보고 있다”며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사실상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진영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일부 계파 세력들이 결국 야당을 좌지우지하는 이런 형태는 반드시 뜯어고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뒤 문재인 의원의 단식 행태도 꼬집었다. 조 의원은 “지나치게 국민과 동떨어진 듯한 모습의 행보는 자제해야 한다”며 “또한 박영선 비대위원장을 추대해서 그 자리에 모셨으면 때로는 100%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권위를 세워줄 필요가 있는데 올려놓고 흔드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에 이어 황주홍, 김영환 의원 등 중도파 15명은 지난 26일 ‘국회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며 연판장을 통해 장외투쟁 반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이날도 강경파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황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1차 여야 합의가 다소 미흡했다는 것을 우리가 인정해 거부를 했고 그 뒤에 어렵게 여야가 합의를 보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면 그 선에서 합의를 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 그렇다면 대표가 왜 필요한가”라고 따졌다. 재합의안에 대한 처리를 주문하면서 친노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그러면서 황 의원은 “정치라는 것은 여야가 상대가 있는 게임”이라며 “그러니까 우리가 우리의 주장만을 계속 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저쪽의 의사와 서로가 대화하고 타협하고 논의하는 것이 그것이 의회주의인데 우리 주장만 일방적으로 계속적으로 주장하게 되면 파국이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이어 “새정치연합 130명 의원 중 절반 이상이 장외투쟁 방식에 대해서 반대하고 이건 아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또 15인만 서명한 이유에 대해선 “지금 현재 인적 구성비에 있어서 진보강경파가 다수이고, 상당히 발언권이 세다. 운동권 출신이다 보니까 전투력이 워낙 좋은 분들이라 의원총회를 하게 되면 총회 분위기를 또 지배를 한다. 그러다보니까 온건파들이 발언하기를 꺼려하고, 또 다수 강경파에게 혹시라도 밉보일까봐 조심스러워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이 솔직한 지금 저희 당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영환 의원도 “야당이 국회를 포기하는 것은 마치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때 화포를 버리고 활과 칼로만 싸우자고 하는 것과 같다”며 “세월호특별법을 관철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량을 스스로 무장 해제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잘못된 일”이라고 장외투쟁에 거듭 반대했다.

한 관계자는 "계파간 갈등 양상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주로 비노 진영이나 지도부 일각에서는 이같은 강경 상황을 초래한 친노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