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투쟁을 천명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음주 초에는 장외투쟁을 철회하고 원내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 26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여·야 유가족 '3자 협의체' 수용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옥희 기자 hermes@hankooki.com
세월호 정국에서 장외 투쟁과 일부 의원 단식 등 강경 투쟁을 천명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음주 초에는 장외투쟁을 철회하고 원내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28일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이번 토요일까지는 계획했던 대로 비상행동을 실행할 것”이라며 "당분간 장외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주중으로 투쟁 중단 명분을 확보하는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가에서는 이를 "사실상 장외투쟁 중단을 시사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이 장외 투쟁 중단 여부를 유력하게 생각하고 있는 데에는 대외적인 환경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46일째 단식을 이어오던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이날 낮 단식을 중단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야당을 향해 국회에서 투쟁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동조 단식을 벌인 문재인 의원도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유가족이 원내 복귀를 촉구한 만큼 야당이 장외투쟁의 최대 동력이자 명분으로 삼았던 부분이 크게 약화한 셈이다. 그간 야당은 국민 여론의 싸늘한 시선에도 ‘김씨의 생명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는 근거 아래 장외투쟁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새누리당에 제안한 여, 야, 유가족 3자협의제 구성 수용 요구는 여당과 유가족이 직접 협상하면서 묵살됐다. 여당과 유가족의 단독 협상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면서 장외투쟁이 실익은 커녕 손실만 커졌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왔다. 황주홍 의원은 “박 원내대표를 만나 장외투쟁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당 진로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고 최원식 의원은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한 오늘이 국회 복귀 타이밍이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장외투쟁 중단을 바라는 국민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게 부담이다. 28일 한 언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5%가 야당의 장외 투쟁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같은 이유들에서 새정치연합으로선 더이상 장외투쟁을 이어갈 동력과 명분이 없어진 셈이다.

이와관련 한 관계자는 "우리 투쟁 방향에 문제가 있는 것을 내부에서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일단 이번 주말까지는 현 방침을 고수하되, 주말을 지나며 원내로 복귀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원내복귀에 대한 여론은 적지 않지만 막상 어떤 명분을 들고 국회로 돌아가야 하는지 그게 마땅치않아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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