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얼음물을 양동이째 뒤집어썼다. 사진=김 대표 트위터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자선활동 캠페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이 한국 사회 전반에 확대되고 있다. 최근 며칠 새 스포츠·연예 스타와 기업인, 일반인 할 것 없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도전에 과감하게 동참했다. 정치권도 예외일 수 없었다. 새누리당 김용태, 나경원 의원에 이어 김무성 대표도 얼음물을 양동이째 뒤집어썼다.

김 대표는 22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얼음물 샤워를 실행했다.김 대표는 전날 나 의원의 지목을 받았다. 그는 다음 캠페인에 동참할 세 명으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김동만 한국노총위원장을 지목했다. 김 대표는 박 의원을 선정하며 “찬물을 뒤집어 쓰고 정신 차려서 당내 강경파를 설득해달라”라고 말했고, 김 실장을 향해서는 “너무 경직되어있다. 찬물을 맛보고 좀 더 유연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벌써 세 번이나 지목을 받았다. 전날 3인조 록밴드 로열파이럿츠가 동북아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한다며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아베 신조 총리를 지목한 것이다. 같은날 한 방송사 앵커도 박 대통령과 김 대표,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를 다음 도전자로 꼽았다. 희귀 난치병인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는 김영웅 베스트컨설팅 대표도 다음 대상자로 박 대통령을 찍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참여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오전 박 대통령이 챌린지 도전자로 지목된 것에 대해 “확인은 안해 봤지만 어렵지 않겠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갖고 있지만 국가 원수직에 있는 분이 사적인 일에 나서는 것은 적절해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미국의 버락 오마마 대통령도 얼음물 샤워 대신 100달러 기부를 선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NBA 스타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와 헐리우드스타 빈 디젤, 팝스타 저스틴 비버, 케네디 가문의 에델 케네디 등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다. 백악관은 당시 언론에 “대통령은 도전자로 자신을 생각해 준 케네디 부인에게 감사해 하지만 기부는 금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밖에도 딸과 유명 골퍼로부터 지목받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얼음물을 시원하게 뒤집어썼고, 다음 도전자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도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했다.

한국 ALS(근위축성측삭경화증, 일명 루게릭병) 협회에 따르면 루게릭병에 걸리면 중추신경계의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근육들이 운동신경의 자극에 대해 적절한 운동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1년 안에 몸을 아예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간병인이 24시간 필요해 치료비와 간병비가 한 달에 수백만원이 들어가 환자와 가족의 고통이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스 버킷 채린지 캠페인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 가족들을 돕는 좋은 취지로 만들어졌다.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도전자로 지목된 사람이 얼음물을 뒤집어 쓰거나 미국 ALS(근위축성측삭경화증, 일명 루게릭병) 협회에 100달러(한화 약 10만원)을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이를 통해 모아진 돈은 루게릭병을 앓는 환자들을 위해 쓰여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캠페인의 좋은 취지가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물을 뒤집어쓰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은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지역에선 양동이 물이면 하루를 보낼 수 있다’라든가, ‘기부 문화의 깊은 성찰이 없어 유명인의 퍼포먼스로 변질되는 면이 없지 않다’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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