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재보선이 끝난 지 3주가 지나도록 이들의 모습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세월호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극도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여야 의원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각종 정치 현안이 거듭되는 데도 이들 스타 의원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마치 일부로 중앙 정치무대와 거리를 두는 듯한 느낌이다. 조용한 두 의원의 근황을 <데일리한국>이 집중 취재했다.
먼저 나 의원은 서울 중구에서 동작을로 정치거점을 옮긴 만큼 지역 기반을 다지는 데 열중하고 있다. 지역을 옮겨 어렵게 당선된 만큼 일단 지역기반을 다져놓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당선된 이후의 주민들을 상대로 한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더구나 동작을 강남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강남 4구’ 민생공약을 내건 만큼 지역주민에게 이를 위해 뛰어다니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나 의원은 서울 서초갑·을이 지역구인 같은 당 김회선, 강석훈 의원과 함께 서초구와 동작구의 지역 현안인 정보사 터널 개통을 위해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이와 관련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에도 힘 쏟고 있다. 개인적으론 장애인 돕기 활동에 여전히 열심이다. 지난 21일에는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ALS 협회가 진행 중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도 동참했다. 나 의원은 당분간 지역 현안에 매진할 계획이다. 적어도 2년간은 전국적인 선거도 없다는 점에서 굳이 지금부터 중앙 무대에서 활동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또 김무성 대표체제의 당 지도부도 이미 꾸려져 있는 만큼 딱히 지도부 회의 등에 얼굴을 내밀 기회도 많지 않다. 훗날을 위해 당분간은 지역구를 다져놓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나 의원의 조용한 행보가 당분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 의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무성 대표는 약속대로 이 의원을 등에 업고 당선을 재차 축하했다. 이에 이 의원은 "재보선을 계기로 여당 지도부가 순천지역에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새누리당은 1년 반만에 호남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또 이 의원이 내건 지역 공약과 관련된 순천만 정원 및 순천대학교에 들른 뒤 순천웃시장 국밥집 등에서 현지 시민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의원도 일단 중앙 무대보다는 지역 활동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호남의 유일한 여당 지역구 의원이란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자칫 지역을 소홀히 할 경우 엄청난 역공세에 시달릴 것이란 생각에서다.
이 의원은 주로 지역에서 대면접촉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마치 선거 때 한표를 호소하듯 거리로 나가 주민에게 직접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를 듣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8일에는 순천 문화의 거리로 나갔고, 19일에는 순천대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중소기업 간담회를 가졌다.
현재 이 의원은 공약으로 내세운 순천대 의대 유치를 위해 목포대 의대 신설을 유치 중인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 의원을 국회 예결위로 배치하고 최고위원에 지명하는 등 공약 이행에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하는 모양새다. 이 의원도 나 의원처럼 일단 지역 공약을 이행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주민과 약속한 큰 공약 한두건을 해결한 이후에나 중앙을 오가며 친박 정치인으로서의 입지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