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여군의 경우 5명 중 1명꼴로 군 생활 도중 성적 괴롭힘을 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여성위원회와 군 인권센터가 지난 1∼3월 여군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 중 19%가 성적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고, 28%는 타인이 성적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1명인 경우(42.6%)보다 2명 이상인 경우가 57.4%로 더 많았다.

인권센터는 이번 조사에서 성적 괴롭힘은 성적인 언어를 사용해 성희롱하거나 성추행, 성폭력 등 원하지 않는 성적인 접촉 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성적 괴롭힘은 주로 사무실(35.2%)이나 휴식 및 회식 등이 이뤄지는 부대 밖(35.2%)에서 자주 발생했으며, 야외 훈련장(18.9%)에서도 종종 벌어졌다.

피해자 대부분은 성적 괴롭힘 이후 수치심(20.9%)이나 자살 충동(19%)을 느꼈고, 분노와 폭력적 행동(15.6%)을 보였지만, 성적 괴롭힘에 대응한 경우는 고작 17%에 불과했다. 대응해도 소용없거나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응답자들은 답했다. 인권센터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현재 밝혀진 군대 내 성범죄가 실제 발생하는 성범죄의 20%도 못 미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여성위와 군 인권센터는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이 같은 실태조사를 발표한 뒤 ▲군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군사법원 양형 기준 마련 ▲군 성폭력 전담조사를 위한 군검찰관 및 군수사관 도입 ▲군사법원 내 성폭력 전담재판부 설치 ▲군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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