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 별관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관련 막판 회동에서 극적 합의했다. (사진=이선아 기자 sun@hankooki.com)
"신부가 늦게 나타나도 식은 올리는 거 아니겠느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위해 19일 오후 3시 30분 회동하기로 했지만, 약속 시간이 다 되도록 박 원내대표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둔 여야 간 합의가 마지막까지 극심한 진통을 겪는 듯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합의) 결과가 어떻게 될 거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신부가 늦게 나타나더라도 식은 올리는 거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박 원내대표가 법률적 검토 등을 이유로 당초 시간보다 1시간 늦은 4시 30분에 나타나 비로소 회동이 이뤄졌다. 두 사람의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1여 시간의 회담 끝에 취재진을 만나러 국회 귀빈식당으로 온 두 사람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동안 가장 큰 쟁점이던 특검추천위원 추천권에 대해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를 이룬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문을 읽을 때 박 원내대표는 왠지 자신이 없는 목소리처럼 들렸다. 일부 취재진이 "목소리 좀 크게 내 달라"며 요청할 정도였다.

반면 특검추천 문제에서 한발 양보한 이 원내대표는 자신 있는 목소리로 재합의문을 읽어 내려갔다. 이후 이 원내대표는 "야당과 유가족이 걱정하는 부분을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했다"며 "기존 실정법 체계를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내 권한과 책임으로 특검추천권을 야당에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재합의문에는 '여야 각 2인 선정'으로 돼 있는 특검추천위원 선정을 '국회 4인 선정'으로 고치면서 여당 몫인 2인을 야당과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원내대표가 한발 물러난 것이다.

하지만 문밖을 나서는 두 원내대표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이 원내대표는 나가면서 취재진에 의총 결과를 자신했으나 박 원내대표는 어깨가 무거워보였다. 유가족의 의사를 모두 충족하지 않은 합의문인 데다, 의원총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 듯한 모습이었다. "(재합의문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쪽과 유가족이 얘기가 된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원내대표는 말 없이 돌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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