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에서 사상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던 사전투표가 정작 전체 승부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7·30 재보선에서 사상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던 사전투표가 정작 전체 승부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해 야당 후보들의 득표수를 일정부분 높이기는 했지만 압도적 우세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따라서 사전투표가 원래 투표에 참여하려던 계층의 ‘선(先) 투표’ 정도의 의미에 불과했다는 분석이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한 '상반기 재보궐선거 투표구별 개표결과'에 따르면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 동작을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사전투표 집계 결과 1만1,064표를 얻어 새누리당 나경원 당선인(1만641표)을 앞섰지만 표차이는 400여표에 불과했다. 결국 전체투표에선 나 당선인이 3만8,311표를 얻어 노 후보(3만7.382표)를 제쳤다.

경기 김포 보궐선거에 나선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도 사전투표에서 1만1,886표를 얻었지만 새누리당 홍철호 당선인(1만1,732표)과 불과 100여표 차이였다. 전체 투표에선 홍 당선인(4만8,190표)이 김 후보(3만8,858표)에게 1만표 가량의 차이로 여유 있게 이겼다. 평택을 재선거에 나선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도 사전투표에서 5,412표를 획득했지만 새누리당 유의동 당선인도 5,409표를 얻었다. 양자간 차이는 단 3표다. 전체투표에서는 5,800여표 차이로 유 당선인의 승리였다. 수원병 보궐선거에서는 야당이 유리하다는 사전투표에서도 새누리당 김용남 당선인이 새정치연합 손학규 후보를 눌렀고, 여당 당선인과 야당 낙선 후보간 격차가 컸던 다른 선거구에서도 사전투표부터 여당 당선인의 득표수가 현저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사전투표가 야권 지지층에게 투표 기회를 부여해 상대적으로 야권후보들의 득표수를 높이는 효과를 갖는다는 일각의 분석은 다소 힘을 잃게 됐다. 사전투표제도가 분명 일부 야당 후보 득표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못하며, 야당 지지자들만큼 여당 지지자들도 사전투표를 십분 활용했다는 것이 이번 재·보선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 7·30 재보선 사전 투표율은 7.98%로 역대 최고치였다. 사전 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 4·24 국회의원 재보선 사전 투표율(6.93%)과 10·30 재보선 사전 투표율(5.45%)보다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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