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치러진 두 차례 선거에서 여야가 한 차례씩 충청권 '싹쓸이 승리'를 주고받아 출렁이는 중원 표심에 관심이 모아진다. 충청권은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급격한 민심 변화와 앞으로의 향배가 더욱 주목된다. 제1라운드 격인 6·4 지방선거에서 먼저 중원을 지배한 것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충남·북지사, 대전시장, 세종시장 등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장을 석권하는 이변을 연출, 이에 힘입어 지방선거에서 숫적으론 새누리당에게 앞섰다. 당시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구도는 대체로 새정치연합의 근소한 열세 내지 경합으로 점쳐졌던 만큼 상당한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반면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시절인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모조리 차지한 지 8년만에 거꾸로 전패를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때 야당의 충청 싹쓸이는 세월호 참사로 집권 여당에 대한 민심이 바닥을 치던 시기에 당 지지율보다 후보자 개인의 역량으로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민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는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충청권 전승 '되치기'로 나타났다.

지방선거를 치른 지 두 달도 안 돼 열린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대전 대덕, 충북 충주, 충남 서산·태안 등 충청 지역 3곳을 석권한 것이다. 3곳 모두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여당 지역이기는 하지만, 잇따른 인사참사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부실수사 논란 등 악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여서 새누리당 입장에선 더욱 고무적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선거 막판 대전 대덕과 충남 서산·태안에서 경합열세로 따라붙었다며 내심 역전극을 기대했으나 두 곳 모두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패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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